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2일
'코로나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안을 첫 국무회의 논의 테이블에 상정한다. 대선 당시 제시했던 '소상공인
1인당 600만원' 균등지급 공약을 지키기 위해 일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 강행으로 정족수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당정, '코로나 보상 600만원' 합의…국무회의 속도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에 관련된 2차 추경 편성을 다루는 당정 협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 기자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11일 당정협의 후
'33조원+α' 규모 추경안을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 당시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370만명에게 1인당 최소 600만원을 지급하는 안에 합의한 것이다.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당선 즉시 방역지원금 600만원' 지급을 약속했지만,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달 말 국정과제 발표 과정에서 차등 지급을 거론하며 논란이 일었다. 임기 초반부터 '공약 파기' 논란이 일자 당정이 재차 기존 공약 관철로 선회, 윤 대통령이 첫 국무회의에서 자신이 '1호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된 셈이다.
윤 대통령 측도 즉각 호응했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당정협의 결과가 보도된 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토'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내각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민주당의 협조로 윤석열 정부 내각이 완비되면 윤석열 정부 첫 정식 국무회의는 약속한 대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 계획"이라고 했다. 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 내각 구성 협조를 요구하는 압박 공세를 가한 셈이다.
문제는 국무회의 정족수다. 헌법 제88조는 '국무회의는 대통령·국무총리와 15인 이상 30인 이하의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15인 이상 국무위원 등을 고려하면 최소 17명이 필요한 것이다. 현 정부조직법상 이미 대통령과 국무총리, 18개 부처 장관 등 20명으로, 이미 최소 인원 17명은 넘긴 상태다.
시행령인 '국무회의 규정' 제6조에 '국무회의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 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명시된 점을 고려하면, 결국 정족수(20명)의 과반인 11명을 채우면 국무회의를 열 수 있다.
전날 임명한 7개 부처 장관과 윤 대통령을 포함하면 총 8명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최소 3명이 더 필요한 셈이다.
장관 추가 임명 강행도 고려…'아빠찬스' 정호영은 보류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윤 대통령 측에선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을 넘긴 장관 후보들에 대한 임명 강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명분으로 박진 외교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됐지만 정치권 출신이 아닌 현직 장관들이 참석하는 방안도 고려된다.
다만 '아빠찬스' 논란의 주인공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국무회의 개의 정족수를 위해 정 후보자 임명이 필수적인 상황도 아닌 데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굳이 민심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
한 총리 후보자 인준을 두고 여야가 교착 상태라 굳이 정호영 후보자를 지금 밀어붙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첫 국무회의 안건으로 '코로나 손실보상' 추경안 상정을 시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 초반부터 경제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물가상승의 원인과 원인에 따른 억제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며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 대한 신속한 보상지원이 안 되면 이분들이 복지수급 대상자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며 참모들에게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당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수위에서 막판 혼선이 있긴 했지만, 윤 대통령이 코로나 보상 문제를 직접 마무리하면서 해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