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KBL 베스트5가 아니라고? 김선형은 그 이상의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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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 김선형. KBL 제공서울 SK 김선형. KBL 제공
프로농구 서울 SK의 간판 가드 김선형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44경기에 출전해 평균 13.3득점, 5.3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1년부터 KBL 무대를 밟은 김선형은 베테랑이 됐음에도 이번 시즌 야투 성공률(49.0%), 페인트존 평균 야투 성공 개수(3.9개) 등 여러 부문에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남겼다.

게다가 선수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2차 스탯 PER(Player Efficiency Rating) 부문에서도 데뷔 후 가장 좋은 19.1을 기록했다(9경기에 출전한 2017-2018시즌 제외).

그럼에도 김선형은 정규리그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선형은 정규리그 베스트5 미디어 투표에서 허훈(수원 kt)과 나란히 36표를 받았다. 두 선수는 베스트5 투표에서 5위를 차지한 안양 KGC인삼공사의 간판 슈터 전성현(42표)에게 밀렸다.

전희철 감독은 시상식이 끝나고 김선형이 베스트5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에 아쉬워 했다. 김선형도 베스트5 선정을 희망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형의 팀 동료이자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최준용이 총 105표로 최다득표를 기록했고 SK의 외국선수 자밀 워니가 그 다음으로 많은 83표를 획득했다. SK 우승 주역인 둘은 나란히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렸다.

김선형은 시즌 막판 부상을 당했고 정규리그에서 10경기를 결장했다. 베스트5에 뽑힌 다른 국내선수와 비교해 경기수가 다소 부족했다. 또 SK의 정규리그 우승에 기여한 선수들이 많아 표가 분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SK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지금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졌다.

김선형은 베스트5 이상의 존재로 우뚝 섰다.

김선형은 안양 KGC인삼공사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과거 KBL의 레전드 가드 양동근에게 도전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예전에는 항상 도전하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도전을 받아주는 입장이 됐다. 오히려 그런 매치업이 더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KBL 최고의 가드가 되기 위해, 더 나아가 프로농구 정상에 서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존재로 위상이 높아졌다.

김선형의 가장 큰 무기는 화려한 개인기다. 유로 스텝과 플로터 등 현대 농구에서 가드가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줄 안다. 이 부문에서는 KBL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가드 두경민은 종합스포츠시사방송 '크블인생'에 출연해 "선형이 형에게 왜 수비수를 데리고 노세요? 라는 말을 종종 한다. 수비수가 앞에 없어도 하기 힘든 개인기와 퍼포먼스를 하는 선수"라고 말한 바 있다.

김선형의 '유니크(unique)'한 능력은 그가 데뷔 후 줄곧 몸담아 온 SK의 팀 컬러이기도 하다. 바로 스피드다.

김선형의 프로 데뷔 후 하일라이트 영상은 폭발적인 스피드에서 비롯된 명장면으로 가득 하다.

이 같은 능력은 KGC인삼공사를 상대한 올해 챔피언결정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김선형이 주도하는 트랜지션 게임은 KGC인삼공사 선수들로 하여금 극심한 체력 소모를 느끼게 했다. 6강부터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주전 의존도가 큰 KGC인삼공사에게 SK의 스피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김선형의 진가는 10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SK는 전반까지 32대39로 밀렸지만 3쿼터 10분 동안 KGC인삼공사를 23대13으로 압도해 흐름을 뒤집었다.

역전의 중심에 김선형이 있었다. 김선형은 뛰었고 또 뛰었다. 거침없는 속공에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다리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김선형의 폭발적인 돌파와 마무리 능력은 5차전 승부의 가장 큰 변수가 됐다.

김선형은 5차전에서 20득점 7어시스트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SK의 86대62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KGC인삼공사를 4승1패로 누르고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선형은 시리즈 5경기 평균 17.8득점, 6.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4년 전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누렸을 당시 김선형은 발목 부상 여파로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올해는 달랐다. "시즌 막판 부상을 당했는데 그때를 계기로 푹 쉬면서 오히려 몸을 다시 만들었다"는 김선형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100% 컨디션을 자랑했고 그의 질주를 막을 팀은 없었다.

4강에서 이대성과 이정현의 도전을 뿌리친 김선형은 결승 무대에서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뛰어 넘었다. 베스트5 수상 실패에 대한 아쉬움은 더 이상 없었다. 김선형은 챔피언이 됐다. 챔피언결정전 MVP 트로피는 그의 몫이었다. 그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KBL 최고의 가드로 또 한번 이름을 날렸다. 그에게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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