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 감독의 분노 "피지컬? 아니 더티한 경기"…모란트는 47점 원맨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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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픈 커리와 자 모란트. 연합뉴스스테픈 커리와 자 모란트. 연합뉴스
4일(한국시간) 미국 멤피스에서 열린 2021-2022시즌 미국프로농구(NBA)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2라운드 2차전 1쿼터가 끝나고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이 현장 중계 인터뷰에 임했다.

골든스테이트는 홈 1차전에서 패한 멤피스가 2차전에서 보다 '피지컬(physical)'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특히 시리즈 전적 열세에 놓인 팀이 보다 거칠고 강하게 플레이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 리포터는 커 감독에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했다.

그런데 커 감독은 차분한 어조로 "'피지컬'한 경기가 아니라 '더티(dirty)'한 경기"라고 답했다.

경기 도중 진행되는 짧은 인터뷰에서 감독이 이처럼 날선 말을 남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골든스테이트는 2차전 시작 2분52초 만에 팀의 핵심 수비수를 부상으로 잃었다. 게리 페이튼 2세가 속공 덩크를 시도할 때 뒤에서 딜런 브룩스가 달려들어 그의 머리를 쳤다.

브룩스는 페이튼 2세의 덩크 시도를 견제하려고 팔을 휘둘렀지만 타이밍이 늦었다. 너무 위험한 플레이였다.

그 결과 페이튼은 공중에서 중심을 잃었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팔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브룩스는 곧바로 페이튼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피며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직접 퇴장을 의미하는 플래그런트 파울-2를 피할 수는 없었다.

잠시 후 루즈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골든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이 재비어 틸먼 시니어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았다. 그는 라커룸에 들어갔다가 2쿼터가 시작할 때 코트로 복귀했다. 또 스테픈 커리는 1쿼터 도중 왼쪽 손가락 부근에 상처를 입는 부상을 당했다.

이 모든 과정을 벤치에서 지켜 본 커 감독이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그런데 그린의 대응은 좋지 않았다. 그린은 틸먼에게 맞은 뒤 치료를 위해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현장 관중들이 올린 SNS 영상에는 그린이 복도로 들어가기 직전에 멤피스 팬을 향해 양손을 들고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린은 지난 1차전에서 슛을 시도하는 브랜든 클락에게 반칙을 범한 뒤 공중에 있는 그의 유니폼을 잡아 당겼다가 플래그런트 파울-2를 받고 퇴장당한 바 있다. 당시 멤피스 팬은 그린에게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그린은 NBA 사무국의 벌금 징계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보스턴 팬에게 손가락 욕설을 했던 브루클린 네츠의 카이리 어빙은 사무국으로부터 5만 달러(약 6315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처럼 경기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출발했다. 양팀은 초반부터 백코트 수비의 핵심을 잃고 경기를 펼쳤다. 멤피스의 브룩스는 퇴장 당했고 골든스테이트의 페이튼 2세는 왼 팔꿈치 부상으로 남은 시간에 뛰지 못했다.

멤피스는 조직적인 팀 수비로 골든스테이트의 3점슛 부대에 맞섰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3점슛 38개를 던져 7개 성공에 그쳤다. 적중률이 18.4%에 불과했다.

페이튼 2세는 올 시즌 내내 벤치 멤버였다. 하지만 커 감독은 수비력이 뛰어난 그를 플레이오프 2라운드의 키플레이어로 삼았다. 1차전부터 주전으로 출전했다. 멤피스의 포인트가드이자 에이스 자 모란트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기려고 했다.

페이튼 2세가 빠진 워리어스에서 모란트를 막아낼 선수는 많지 않았다. 모란트는 플레이오프 개인 최다 타이기록인 47득점에 8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보태며 멤피스의 106대101 승리를 이끌었다.

모란트는 존재 만으로 멤피스의 전술 그 자체였다. 모란트가 1대1 공격 기회에서 결정적인 야투를 성공한 반면, 워리어스는 3점슛 난조와 실수로 흔들렸다. 3점 차로 뒤진 경기 막판 클레이 탐슨의 결정적인 트래블링에 사실승 승부가 끝났다.

모란트는 올 시즌 NBA 페인트존 내 득점 랭킹 1위다. 일반적으로 센터 포지션의 선수나 빅맨이 강점을 보이는 지역이지만 그만큼 가드 모란트의 돌파력은 강력하다.

그래서 골든스테이트는 3점슛을 내주더라도 돌파만큼은 틀어막겠다는 의도로 수비 간격을 설정했다. 하지만 모란트는 3점슛 12개 중 5개를 성공하는 집중력으로 상대의 의도를 깨뜨렸다.

골든스테이트는 3점슛이 흔들렸고 실책도 18개나 범했다. 그럼에도 고비 때마다 상대를 틀어막는 수비력을 발판 삼아 막판까지 대등한 승부를 했다. 하지만 결국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1패 원점이 됐다.

커리는 팀내 가장 많은 27득점을 기록했다. 3점슛은 11개 중 3개가 성공됐다. 조던 풀은 20득점을 기록했지만 3점슛 6개 중 5개가 림을 외면했다. 톰슨도 침묵했다. 3점슛 12개 가운데 2개 성공에 그치며 12득점에 머물렀다.

한편, 페이튼 2세는 팔꿈치가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남은 시즌 경기에 출전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이튼 2세가 프로 데뷔 후 6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번 시즌 어렵게 기회를 잡았는데 그런 선수에게 해서는 안 될 반칙이 나왔다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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