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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로 치고, 시신 유기한 운전자…항소심서 징역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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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탄력봉 설치된 갓길에 엎드려 있다가 사고
운전자, 갓길 옆 배수로에 시신 유기·도주
1심 징역 4년→2심 5년…"사고 장소는 진입금지 구역…피고인 과실"


갓길에 엎드려 있던 주취자를 화물차로 치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신숙희 부장판사)는 유기도주치사 혐의로 기소된 화물차 운전자 A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27일 오후 10시쯤 화성시 진안동 국도 1호선 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화물차로 갓길에 엎드려 있던 보행자 B(60대)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인근 배수로에 유기하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차를 세우기 위해 도로경계 탄력봉이 설치된 갓길로 들어섰는데, 엎드려 있던 B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A씨는 갓길 옆 비탈길 아래로 B씨를 밀어 굴러떨어지게 하고 도주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후 화물차를 세차하고 블랙박스 녹화 영상을 포맷해 범행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다"면서도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야간에 갓길에 엎드려 있다가 피고인의 차량에 치인 것으로,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에 상당한 과실이 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무리하게 갓길에 진입한 피고인의 과실이지 피해자 과실은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고 장소는 도로교통법상 진입이 금지되거나 정차나 주차가 허용되지 않는 '안전지대'로, 피고인은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탄력봉을 꺾으면서까지 무리하게 갓길로 진입하면서도 전방주시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과실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 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상당한 과실이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 피해자의 유족들이 감내해야 할 아픔과 정신적 충격은 가늠하기 어려운 데 반해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의문스럽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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