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억만장자이자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5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현지 언론은 트위터 인수 소식을 전하면서 의사당 폭동을 부추긴 뒤 금지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의 복원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는 트위터가 자사를 주당 54.20달러, 총 440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의 이달 주가에 3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매각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주주들의 표결과 규제 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올해 안에 인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지도자들과 명사들, 문화계의 트렌드 주도자들이 자주 찾는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인수하려던 세계 최고 부호의 승리"라면서 "이번 블록버스터 합의는 한때 불가능해 보였던,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머스크의 인수 시도의 대단원"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표현의 자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디지털 광장"이라며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낫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특히 자신에 대한 최악의 비판자들도 트위터에 남기를 바란다면서 그게 바로 표현의 자유의 의미라는 트윗도 올렸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에 대한 최악의 비판자들도 트위터에 남기를 바란다. 왜나하면 그게 바로 표현의 자유의 의미"라고 말했다. 트위터 캡처블룸버그통신은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여러 차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머스크의 목표 뒤에는 특정 전직 미국 대통령이자 잠재적인 미래 대통령 후보의 악명 높은 트위터 계정의 운명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위터는 지난 미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월 8일 벌어진 국회의사당 폭동 이후 '추가 선동의 위험'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영구적으로 금지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머스크 소유의 트위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재활성화할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TED강연에서 "영구적 금지에 매우 신중하고 싶다"고 말했고 △2년 전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공장 재개 방침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자 박수를 보냈으며 △최근에는 보수 성향의 TV채널인 폭스뉴스에 열광하는 우익의 관점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와 관련해 보수주의자들은 머스크를 트위터의 '구세주'로 받아들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공화당 소속의 론 드산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 주지사는 인수 소식을 환영하며 트위터에 "플랫폼이 언론의 자유가 번성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높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금지령을 해제하더라도 트위터에 복귀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스크는 좋은 사람이고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기를 바라지만 나는 트위터에 가지 않고 '트루스'에 남겠다"고 말했다.
'트루스 소셜'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도한 SNS 플랫폼 회사로, 지난 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인 보수층을 겨냥해 트위터에 대적할 SNS를 꿈꿨지만 기술적 결함과 콘텐츠 부족 등의 이유로 이용자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루스 소셜 운영 회사와 합병할 예정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디지털월드에퀴지션'(DWAC)의 주가는 전날보다 무려 12.9%나 떨어진 주당 35.71달러로 마감했다.
머스크가 지난 4일 트위터 인수 의향을 밝히기 직전 DWAC의 주가는 63.25달러였다. 이날 주가는 그때와 비교해 무려 43.5% 빠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에도 바이든 행정부를 조롱하고,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홍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아하는 '확성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88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트위터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이 클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화당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런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 복귀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머스크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랫폼에 복귀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