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역 대합실 TV 화면에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소형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지대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올 들어 13번째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17일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이와 관련해 북한이 전날 오후 6시쯤 함흥 일대에서 2발의 발사체를 발사한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발사체의 고도는 약 25km, 비행거리 약 110km, 최고 속도는 마하 4.0 이하로 분석됐다.
합참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즉각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단거리 기종인데다 제원상의 특이점도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미연합훈련 등을 앞둔 시점을 고려하면 합참의 판단은 안이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북한이 무력시위를 재개한 16일은 한미연합훈련을 이틀 앞둔 시점이자 이 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 종료 다음 날이다. 미국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이 동해에서 작전을 펼친 시점과도 비슷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참관 사실도 주목할 점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13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모두 현장지도 한 것이 아니기에 이번 무력시위에는 나름 의미가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연구부문이 우리 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중핵적인 전쟁억제력 목표 달성에서 연이어 쟁취하고 있는 성과들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열린 8차 당대회에선 핵무기 소형화, 초대형 핵탄두,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 핵잠수함, 군사정찰위성, 무인정찰기 등의 휘황한 개발 목록이 공표됐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달 24일 화성-17형이라 주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명령을 하달하면서 "용감히 쏴라"는 친필 서명으로 무기 개발을 독려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이런 점으로 미뤄 북한은 18일부터 9일간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과 다음달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다음달 하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점차 무력시위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지난달 9일 남측의 대통령 선거를 전후해 우려했던 도발을 자제하는 듯했지만 곧 이어 ICBM을 발사하며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철회를 본격화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북한이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은 축제 분위기로 보내되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행사 때는 신형 ICBM 등을 공개하며 위협 수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또 한미연합훈련 기간에는 단거리 미사일 위주의 대응을 이어가다 다음 달 남측 새 정부 출범 이후 신형 ICBM이나 SLBM 발사, 전술핵 실험 등의 대형 도발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정은은 태양절 행사를 통해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를 말이 아닌 실천으로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판단하고 한미군사훈련, 바이든 대통령 방한 시점까지 한미 정부에 최대한 압박을 가해 기선을 제압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