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에서 또다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씨가 등장했다.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투자자문사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에게 (투자) 자금을 부탁하니 권 전 회장이 알아 봐준다고 했고, 김건희 씨의 자금 15억 원이 들어와서 투자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외에도 검찰의 증거 제시로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회사의 컴퓨터에서 '김건희'란 이름의 파일 자료가 존재한 사실도 나타났다.
재판서 "권오수 통해 김건희 돈 15억 원 투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8일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6차 공판에서 A투자자문사 대표 이모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 씨는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박종민 기자
이날 재판에서 이 씨는 권오수 전 회장을 통해 김건희 씨의 자금을 받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검찰 측이 이 씨에게 "B회사에 투자한 적이 있는데 그때 김건희 씨의 자금 15억 원을 빌린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이 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당시 누가 연락을 했는가"라고 묻자 이 씨는 "권오수 전 회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전 회장에게 자금을 부탁했고, 권오수가 '자금이 없으니 알아 봐준다'라고 했다"라며 "(이후) 김건희 씨 자금이 들어와서 투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조작 혐의 회사 컴퓨터서 나온 '김건희' 파일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씨는 이날 내내 김건희 씨와 직접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었고, 김 씨의 계좌를 관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검찰은 이 씨가 대표를 맡은 A투자자문사 컴퓨터에서 '김건희'라는 제목의 파일이 왜, 어떤 경위로 존재하는지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A투자자문사 사무실 컴퓨터에서 파일명 '김건희' 액셀 파일이 확인됐다"라며 "작성 날짜가 2011년 1월 13일로 확인된다.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윤창원 기자그러자 이 씨는 "네"라고 답했고, 검찰은 다시 "김건희 액셀 파일의 내용을 보면 김건희 씨 명의의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계좌 거래 내역을 정리한 자료인데 맞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씨는 "그렇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A투자자문사에서 이 파일(김건희 씨 거래내역)을 어떻게 작성할 수 있는가?"라고 추궁했지만, 이 씨는 "모른다. 계좌를 관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잘 모른다"라고 부인했다. 파일이 어떻게 작성됐는지를 캐묻는 검찰과, 이를 부인하는 이 씨의 공방은 한동안 이어졌다.
자신이 김건희 씨의 계좌를 관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이 씨는 이날 "권 전 회장이 김건희 씨를 김모 씨(주가조작 선수) 회사에 소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그것을 어떻게 아는가?"라고 묻자 "김모 씨에게 얘기를 들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