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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에서 다시 등장한 北 불량정권·CVID…대결국면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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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주한 미 대사 지명자, 北 '불량정권' 규정
北이 거부감 표하는 'CVID' 다시 등장
美 대북 경고 "北 공격에 대응할 억지력 보여줄 것"
통일부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 실질적 진전이 중요"

북한 김정은, 신형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명령.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신형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명령. 연합뉴스
북한이 ICBM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데 이어 유사시 핵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미 바이든 정부에서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불량정권'(rouge regime)으로 규정하면서 비핵화 목표와 관련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 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의 최근 발언은 최근 조성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 강경모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불량정권'이라는 규정이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말이나 모두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보였던 표현이기 때문이다.
 
미 트럼프 정부에서는 지난 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CVID에 대해 '항복문서에나 등장할 문구'라고 반발하자 이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미국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CVID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표현으로 대체했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FFVD 대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D)를 주로 사용해왔다.
 
CVID라는 표현은 사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 먼저 나왔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한 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통해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전을 구현한다는 당선인의 대북 정책 비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고 미국 측도 이에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틀 뒤인 6일 미 하원 청문회에 나가 한미정책협의대표단과의 대응논의를 거론하며 "이런 논의는 우리가 북한이 대가 없이 이 행위를 계속할 수 없음을 알도록 할 강력한 조처와, 북한의 공격에 대응해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처를 할 것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셔먼 부장관은 물론 '신뢰할 만한 억지력'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ICBM 발사로 레드라인 위에 올라 선 북한이 4월의 주요 정치적 계기에 7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전략 자산의 한반도 상시 전개와 대규모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 가능성 등 보다 강경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는 표현들이 한국과 미국에서 다시 나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남북 간에 북미 간에 강대강의 대치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보다는 추가 도발을 막고 긴장 고조를 낮추는 정세 관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완전한 비핵화와 CVID는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라며, "(비핵화 목표를 표현하는 그런 말 안에)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등의 표현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개념 논쟁으로 흐르기 보다는 지금 시점에서는 더 큰 부분들을 우리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싸고 높아진 위기와 위험을 어떻게 가라앉히고 변화시킬 것인지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남북관계 주무 부처로서 최근 한미 당국에서 CVID 표현이 다시 쓰이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반도의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북한은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조속히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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