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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으로 극단 선택…제주 새마을금고 직원 '산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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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산재 인정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제기 예정

지난해 6월 기자회견 모습. 고상현 기자지난해 6월 기자회견 모습. 고상현 기자
제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20여 년 동안 일하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이 산업 재해를 인정받았다. 유가족 측은 산재 인정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6일 근로복지공단 제주지사는 A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승인했다. 앞서 근로복지공단 광주질병판정위원회는 두 차례에 걸쳐 판정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산재 신청을 대리한 노무법인 오름 김용호 노무사는 "이 사건은 유서가 없어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와 함께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인과성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A씨와 함께 일하다 퇴사한 30여 명이 일관되게 이사장의 괴롭힘이 있었다고 증언해줬다. 이 부분이 직장 내 괴롭힘 인정에 이어 이번 산업 재해 승인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사장의 모진 괴롭힘으로 고인이 생전에 부인에게 '우울증이 심해서 정신과에 가봐야겠다'고 토로하거나 업무 일지에 한자로 死(죽을 사)자를 적은 정황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A씨 유족 측은 지금껏 해당 새마을금고 측이 사건 이후 공식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산업 재해 인정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는 등 민사상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4월 새마을금고 부장인 A씨는 제주시 모처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건 직후 김용호 노무사가 주축이 된 진상조사위원회는 전‧현직 직원 30여 명을 상대로 증언을 들었다.
 

증언 등을 종합하면 이사장 B씨는 A씨의 업무 성과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의견이 틀어질 때마다 다른 직원들 앞에서 "월급을 주는 게 아깝다" "멍청한 XX" 라며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
 
또 B씨는 근무 일이 아닌 주말에 A씨에게 자신이 알고 지내던 사람의 경조사를 챙기게 하거나, 육지에서 내려오는 '개인적인' 손님을 제주공항에 마중 나가도록 지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재작년 5월에는 B씨가 가족공동묘지를 조성하기 위해 A씨에게 1톤 트럭을 가지고 오도록 한 다음 흙을 퍼 나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때 늦게 왔다고 욕설을 했다는 증언도 있다.
 
이밖에 B씨는 A씨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 이동을 시키거나 과도한 실적 부담을 지도록 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또 A씨 책상 쪽으로 CCTV를 설치해 사찰 수준의 감시 했다고도 했다.
 
고용노동부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접수한 뒤 수개월 동안 조사를 벌여 지난해 11월 이사장 B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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