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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보도블럭 교체 수십년간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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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치적쌓기·공무원 행정편의주의로 혈세 낭비 여전
광주 자치구 보도블럭 공사 위해 특별교부세, 특별교부금 지원 받아
시의원들 지역구 보도블럭 공사 생색내기 쉬워 특별교부금 챙기기 안간힘
구청 재난 안전 분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예산 확보 쉬운 보도블럭 공사 추진
일부 정치인들 공사구간·공사업체 선정에 개입 의혹
예산낭비 사례 감시할 지방의회는 뒷짐

광주 서구청은 최근 금호동에서 보도블럭 정비공사를 진행했다. 김한영 기자광주 서구청은 최근 금호동에서 보도블럭 정비공사를 진행했다. 김한영 기자멀쩡한 상태임에도 관행적으로 반복되는 보도블럭 교체 공사는 정치인들의 치적쌓기와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광주 5개 자치구는 민선 7기 들어 지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20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두 189건의 보도블럭 교체 공사를 진행했다.

일부 자치구들은 보도블럭 공사를 위해 정부와 광주시, 지방의원들을 통해 특별교부세와 특별재정교부금을 지원받기도 한다.

특별교부세는 정부가 공공시설의 개설이나 유지·관리·보수에 긴급을 요하는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것을 말하며 특별재정교부금은 광역시․도가 관내 시‧군‧구 간 재정불균형을 해소하고 특정한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다.

서구청은 25억 원의 특별교부세와 특별재정교부금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했으며, 북구청도 10억여 원의 특별재정교부금, 동구청도 3억 7천만 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받아 보도블럭을 교체하는데 사용했다.

광주지역 일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특별교부세를 따오고 있다.

특히 시의원들은 보도블럭 공사를 위한 특별재정교부금을 광주시로부터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보도블럭 공사는 눈에 띄고 생색내기 쉬워 시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를 챙기기가 다른 사업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다.

특별재정교부금은 물론 예산 심의과정에서 끼워넣는 이른바 쪽지예산도 보도블럭 교체 공사에 투입되고 있다.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보도블럭 공사의 경우 시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으로 챙겨지는 부분이 있다"며 "지역구 의원별로 예산을 배분하는 등의 방법이 이용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런 식으로 예산을 따낸 정치인들이 보도블럭 업체와의 계약에 일정부분 관여하기도 해 문제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또 일선 구청들은 보도블럭 교체가 재난 안전 분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예산 확보가 용이하다는 이유로 사업 추진을 선호해 행정편의주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한 자치구 공무원은 "보도블럭 공사 등 시설 사업들은 복지 정책적인 사업보다는 특별교부금이나 특별재정교부금을 받아오기 편하다"며 "구청 입장에서도 예산이 확보돼 반기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인들의 치적쌓기와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로 인해 해마다 멀쩡한 보도블럭 교체가 반복되면서 적지 않은 시민 혈세가 길거리에 뿌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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