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8만명대로 뚝 떨어지면서 정부는 유행의 정점을 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수는 127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18만 7213명이라고 밝혔다. 일일 확진자가 20만 명 미만을 기록한 건 3일(19만 8803명) 이후 25일 만이다.
이에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11주만에 오미크론의 유행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전날 31만 8130명에 비해 13만 917명이나 줄었고, 1주 전인 21일 20만 9139명과 비교해도 2만 1926명 적다.
그러나 신규확진 감소세와 달리 위중증 환자는 증가세다. 전날보다 57명 늘어난 1273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신규확진자가 감소하더라도 2~3주 지나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사망자 역시 하루새 287명 늘었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347명으로 위중증 환자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는 1만 5186명이며, 치명률은 0.13%다.
오미크론 하위 변위인 BA.2(일명 스텔스 오미크론)가 지난주 우세종이 됐다는 점도 경계를 늦추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BA.2의 검출률은 3월 1주 22.9% → 2주 26.3% → 3주 41.4% → 4주 56.3% 등으로 올라가고 있다.
BA.2는 전파력이 오미크론 변이보다 30% 정도 강해, 유행 정점을 지나더라도 기울기를 완만하게 떠받칠수 있다. 정점 구간이 길어지거나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행의 감소세에 있던 유럽국가들은 BA.2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BA.2 검출률이 83.3%에 달하며, 독일(54.0%)과 프랑스(52%)는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박종민 기자고령층의 감염이 늘고 있는 것은 피해를 키울 수 있는 위험요소다.
권 차장은 "중증도가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감염이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2월초 10%대를 밑돌았던 60대 이상 비율은 27일 기준으로 20.9%로 두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권 차장은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기피하는 숨은 감염 사례들도 있음을 고려하면, 오미크론이 확실히 감소세로 들어갔는지는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재택치료자의 대면진료를 위한 외래진료센터를 263곳 확보했고, 코로나19 이외의 질환도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외래진료센터의 신청대상을 모든 병·의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병원급은 오는 30일, 의원급은 다음달 4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