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자신의 임기 시작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며 본격 '용산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대선 과정에선 약속했던 '광화문 청사 집무실'은 경호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해 이행이 어려워졌다고 양해를 구하는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연쇄 이동 과정에서 안보 공백 우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기존 청와대 부지는 오는 5월 10일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개방, 일반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 소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대선 이후 윤 당선인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질의‧응답까지 진행한 것은 지난 10일 당선 기자회견, 지난 13일 인수위원장 인선 발표에 이어 세 번째다.
감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 차림의 윤 당선인은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해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며 "(기존) 청와대는 임기 시작인 5월 10일에 개방해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집무실 이전은) 단순한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국민을 제대로 섬기고 제대로 일하기 위한 각오"라며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를 국민 여러분께서 헤아려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청사 이전 공약을 사실상 지키지 못하게 된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아울러
용산 집무실 이전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취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용산 집무실 이전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질문의 의도가)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는 방식을 제왕적으로 한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도 그 부분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합참을 전시지휘소가 있는 남태령 쪽으로 옮기는 것이 국방 공백인가. 안보 태세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집무실 이전
비용이 5천억~1조원 가량 소요된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선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며, 총 비용은 약 500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국방부와 합참의 이전 비용은 18억원, 필요 소요자산 취득과 건물 리모델링 252억원, 경호처 이사비용은 99억 2700만원, 한남동 공관 리모델링 25억원 등 총 496억원 예비비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이전에 들어가는 예산은 기획재정부에서 뽑아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용산 집무실에서 가까운 한남동 합참의장 공관을 임시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교통 불편 문제 가능성 등에 대해선 "
한남동 외교부장관, 합참의장 공관이 있는 곳에서 교통을 통제하는데 (집무실 도착까지) 3~5분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면 시민들의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용산공원 완성 후 집무실 인근 조감도 판넬을 공개 후 윤 당선인이 직접 구체적인 주요 건물 위치 등을 취재진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조감도 내 국방부 본청과 합참 청사, 근무지원단 청사 시설들을 일일이 가리키며 "집무실 주변의 미군기지 반환시기가 오는 6월쯤으로 예정돼 있다"며
"반환이 되면 즉시 시민공원으로 개방,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사 범위를 최소화하고 백악관처럼 낮은 펜스를 설치해 시민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공약했던 '광화문 집무실' 공약을 결과적으로 이행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선
"광화문 인근 지역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분들의 불편을 세밀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 같다"며 "당선되고 나서 보고를 받아보니 광화문 청사 시대는 시민에게는 거의 재앙 수준이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오는 5월 10일 취임 즉시 용산 집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하겠다면서 "임기 시작일에 청와대
본관, 영빈관을 비롯해 최고의 정원이라 불리는 녹지원과 상춘재를 모두 국민들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