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누리 "나이·성별·진영 갈갈이..한국 갈등 세계 1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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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념·세대·성별·학력 갈등 세계 1위
정책 차이 없는 한패거리 정치, 갈등 키워
불평등 문제를 성별·지역 갈등으로 전가
각자도생이 지배하는 교육, 민주주의 역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누리 (중앙대 독문학과 교수)
 
보수 대 진보, 영남 대 호남, 이대남 대 이대녀. 심지어 대통령 선거의 지지율도 0.73% 포인트 차이, 반반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 키워드는 분열입니다. 갈라질 대로 갈라졌어요. 나만 선이고 너는 악이다. 내 편은 다 옳고 네 편은 다 틀리다.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갈래갈래 찢어지고 분열된 걸까요? 또 이걸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요? 사실 뉴스쇼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입니다. 앞으로 이 주제를 놓고 여러 분들의 의견을 고루 들어보려고 하는데 오늘 어렵게 모셨습니다.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 어서 오십시오.
 
◆ 김누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참 짧은 시간에 큰 주제를 가지고 모셨어요. 분열. 교수님, 예전에도 지역갈등, 세대갈등, 빈부갈등, 이런 게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금처럼 이렇게 갈라질 수 있는 모든 걸로 갈라진 적이 있었습니까?
 
◆ 김누리> 지금 뭐 국민들이 많이 느끼겠죠. 우리가 너무 갈라져 있다. 이거에 대해서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인데요. 이게 국제적으로 공인이 됐다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김누리> 작년에 입소스라는 데서 영국의 킹스칼리지라고 하는 아주 명문대학이죠. 거기 런던정책연구소라는 데가 있어요. 거기서 26개국, 28개국이네요. 28개국 한 2만 8000명이니까 한 나라에 한 1000명 씩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게 있어요. 분열 정도를 조사한 겁니다. 이것을 문화전쟁이라고 불러서 항목별로 쭉 조사를 했는데요. 한국이 어땠겠습니까?
 
◇ 김현정> 어떻게 나왔어요?
 
◆ 김누리> 이거 모르세요?
 
◇ 김현정> 어떻게 나왔어요? 정확한 순위가.
 
◆ 김누리> 28개국 중에서 압도적인 1등을 했어요.
 
◇ 김현정> 그냥 1등도 아니고 압도적인 1등이었어요?
 
◆ 김누리> 압도적인. 12개의 항목에 걸쳐서 사회집단 간의 갈등이 분열이 어느 정도 인가 이거를 물은 거예요. 그중에서 7개 항목에서 1등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저는 이 말씀 듣는데 깜짝 놀라는 게 아니라 그래, 그럴 만해. 고개가 끄덕끄덕 거려지네요.
 
◆ 김누리> 빈부 갈등이 1등이고요. 그다음에 이념 갈등이 1등이고요. 정당 간의 갈등에서 또 1등을 했고요. 세대 갈등이 1위고요. 그다음에 남녀 갈등이 1위고요. 종교 갈등이 또 1위고요.
 
◇ 김현정> 종교 갈등까지. 
 
◆ 김누리> 마지막이 학력 간의 갈등이 1위였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이렇게 압도적으로 1위를 한 나라가 없어요. 그러니까 한국의 분열상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거다. 우리가 감각적으로 체감하는 걸 넘어서. 그러니까 심각한 그러한 상황이라는 거죠. 그런데 아이러니가 있어요.
 
◇ 김현정> 뭔가요?
 
◆ 김누리> 이렇게 한국 사회가 갈갈이 분열되어 있는 그 근본원인은 사실은 정당 간에 차이가 없다는 데에 있어요.
 
◇ 김현정> 잠시만요. 정당 간에 지금 막 극단으로 몰아치면서 내 진영, 네 진영 하면서 싸우는 게 이런 분열의 원인 아니에요?
 
◆ 김누리> 그렇게 싸우고 있죠? 왜 싸우겠어요?
 
◇ 김현정> 권력을 쟁취하려고 싸우는 거겠죠?
 
◆ 김누리> 그런데 왜 이렇게 격렬하게 싸우죠? 차이가 없으니까 싸우는 거예요. 그걸 국민들이 좀 인식을 하셔야 돼요.
 
◇ 김현정> 그걸 조금만 쉽게 풀어주세요.
 
◆ 김누리> 지금 두 개의 정당이 엄청난 싸움을 하잖아요. 그 싸움을 하는 과정을 잘 보세요. 두 정당 사이에 정책 차이가 있나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개혁법안 실천을 위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개혁법안 실천을 위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 김현정> 이번 대선 때 보면 서로 서로 닮아있었어요.
 
◆ 김누리> 네. (차이가) 없습니다. 이들이 정책 차이가 없기 때문에 더 격렬하게 싸우는 연극을 할 수밖에 없죠.
 
◇ 김현정> 정책으로는 차이가 없으니까 다른 걸로 네거티브하면서 싸우는…
 
◆ 김누리> 그렇죠. 당연하죠. 지금 잘 생각해 보세요. 지금 한국사회처럼 조금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빈부의 갈등이 가장 심하다, 이건 왜 그렇겠어요? 한국 사회는 적당히 불평등한 사회가 아니에요.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사회입니다.
 
◇ 김현정> 가장 불평등한. 그것도 1등입니까?
 
◆ 김누리> 그것도 1등이죠. 최근에 나왔잖아요. 세 달 전에. 토마 피케티라고 하는 아주 저명한 경제학자가 있죠. 경제불평등을 주로 다루는 경제학자인데 여기에서 프랑스 파리 경제대학에 세계 불평등경제연구소라는 게 가장 권위 있는 불평등 연구기관이죠. 여기에서 한국의 불평등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세 달 전에 월드 이니퀄리티 리포트 (World unequality report) 2022. 가장 최근 자료죠. 거기에서 또 한 번 확인이 돼서요.
 
◇ 김현정> 그래도 우리 옛날에 비하면 많이 평등해졌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
 
◆ 김누리> 전혀 그렇지 않죠. 지금 불평등 정도는 지금 너무 너무 심각한 상태고요. 지금 시간이 없으니까 제가 자세한 걸 말씀을 안 드리지만 특히 가장 심각한 건 이강국 교수라고 지금 리츠메이컨 대학에 한국인 교수죠. 이분이 부동산 불평등 분야의 가장 전문가예요. 이분이 한국의 불평등의 근원. 그것은 부동산 불평등에 있다, 이렇게 하는데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아세요?
 
◇ 김현정> 또 1등이에요?
 
◆ 김누리> 상위 1%가 55%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상위 10%가 96.4%를 가지고 있어요. 가지고 있어요. 96.4%. 나머지 90%의 국민이 3.6%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 정도의 불평등은 사실 유례가 없는 것이고요. 그래서 정태인 씨라고 아시죠? 노무현 정부 때 경제행정관을 했던 경제학자죠. 이 분은 그래서 그런 말까지 하는 거죠.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아니다. 자본주의 역사 250년 동안 이렇게 불평등한 공동체는 없었다. 이 정도까지 이야기하는 지경이에요. 그러니까 사실 불평등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죠. 그런데 이번 대선 한번 보세요. 선거라고 하는 것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모순을 합리적으로 풀어내는 가장 중요한 정치행위입니다.
 
◇ 김현정> 물론이죠.
 
◆ 김누리> 그런데 이번 대선 한번 보세요. 이 불평등 문제를 풀겠다고 나온 후보가 있어요? 없어요?
 
◇ 김현정> 아니, 뭐 나름 다 불평등 해결하겠다고 했던 거 아니에요. 교수님?
 
◆ 김누리> 불평등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면 되겠어요?
 
◇ 김현정> 어떻게 해소해야 됩니까?
 
◆ 김누리> 너무 쉽죠. 평등하게 하면 되죠. 그리고 평등은 어떻게 이루나요? 그 방법도 너무 쉽죠. 정의로운 조세, 어느 나라나 정의로운 조세로 불평등 문제를 푸는 거예요. 생각해 보세요. 평등 문제를 제기한 후보가 있나요? 증세 문제를 제기한 후보가 있나요? 부유세 문제를 제기한 후보가 있나요? 아무도 없어요. 똑같죠. 이게 지금 한국 사회의 핵심 문제예요. 지금 한국 사회에 이런 불평등구조, 모순 구조는 계속 유지되는데 거기에 대해서 정치권은 다른 싸움을 하면서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왜? 하나의 패니까요, 한 패니까.
 [국회사진기자단][국회사진기자단]
◇ 김현정> 한 패니까 그렇다. 그 당이 그 당이다?
 
◆ 김누리> 지금 이것은 설명이 필요해요. 우리가 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 정치 현상을 포착해야 되죠. 그런데 뭐로 포착하죠? 언어로 포착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우리가 정치 세계를 포착하는 언어 자체가 완전히 기만의 언어로 돼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한국 정치를 어떻게 얘기를 하나요? 지금 민주당 정부를 진보라고 부르고 국민의힘을 보수라고 불러요.
 
◇ 김현정> 진보당, 보수당. 그렇죠.
 
◆ 김누리> 어처구니없는 거죠.
 
◇ 김현정> 어처구니없습니까? 어떻게 교수님은 보세요?
 
◆ 김누리> 지금 민주당 정부는 세계적인 수준에서 보면 보수 중에서도 한참 보수고요.
 
◇ 김현정> 민주당이.
 
◆ 김누리> 당연하죠. 그다음에 지금 국민의힘은 그거보다 훨씬 더 오른쪽에 있는 대체로 수구라고 부를 수 있는 그러한 집단이죠.
 
◇ 김현정> 그러면 비슷한 집단, 비슷한 정당 두 개가 꽉 잡고 있기 때문에 너무 비슷하다 보니까 오히려 지금 이런 분열이 생긴다. 이야기를 조금만 더 세부적으로 가보겠습니다. 여러 가지 갈등들 중에서도 최근에 가장 두드러진 게 20대 남녀갈등. 어려운 말로 젠더갈등, 이렇게 부르는데 사실 몇 개월 사이에 벌어진 건 아니고요. 이미 몇 해 전부터 한남이니 김치녀니 이러면서 서로 혐오하고 이러한 분위기가 있었어요.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까지 됐는가, 이것도 궁금한데.
 
◆ 김누리> 이것도 큰 틀에서 봐야 돼요. 큰 틀에서. 지금 정치 구도 자체가 사실은 수구와 보수가 서로 과두지배하는 이러한 현실, 이것이 지금 한국 정치의 핵심이고요. 그리고 이러한 정치구도가 생긴 이면에는 기본적으로 한국 자본주의라고 하는 것이 한국 자본과 노동의 관계가 핵심인 건데요. 한국처럼 이렇게 약탈적인 자본을 가진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자본주의를 저는 약탈적 야수자본주의라고 부르는데요.
 
◇ 김현정> 그 말씀은 아까 부동산 예도 드셨고 또 기업에 있어서도 소수의 대기업이 굉장히 많은 것들을 다 가지고 있는 그런 부분들을 말씀하시는.
 
◆ 김누리> 그것만이 아니죠. 사실은 지금 한국은 자본이 아주 절대적으로 또 전면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사회. 정치도 완전히 지배하고 있고요. 저는 사법권력도 다 지배하고 있다고 보고요. 언론 다 지배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대학까지, 학계까지도 다 지배하죠. 지금 제가 있는 중앙대학교는 몸소 들어와서 두산이라는 재벌이 들어와서 몸소 지배하고 있는.
 
◇ 김현정> 셀프 디스를.. 
 
◆ 김누리> 그래서 이게 지금 한국사회는 완전히 자본독재사회에 이미 저는 들어섰다고 그렇게 보는데요. 생각해 보세요. 어떻게 지배합니까? 지배 방식은 끊임없이 근본 모순을 다른 방식으로 전가하는 방식으로 지배를 해요.
 
◇ 김현정> 근본 모순?
 
◆ 김누리> 근본 모순은 노동과 자본의 모순이죠. 이게 한국 자본주의의 아주 근본적인 모순이고요. 이것을 다른 쪽으로 전가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김누리> 마치 남성과 여성의 갈등인 것처럼.
 
◇ 김현정> 예를 들면.
 
◆ 김누리> 많은 몫을 남성이 혹은 여성이 취하는 것처럼. 혹은 세대 간의 갈등인 것처럼 많은 몫을 50대, 60대 기성세대가 취하는 것처럼. 마치 지역 간에 갈등인 것처럼 지역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처럼. 혹은 노동 내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놓고 여기끼리 싸우게 합니다. 근본 모순은 자본과 노동 사이에 있는데 이것을 다 다른 방식으로 전가하는 방식으로 한국 자본주의가 이러한 약탈성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 김현정> 을들끼리 싸우게 한다는 거죠?
 
◆ 김누리> 당연하죠.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교수님 질문 있어요. 예를 들어서 취직자리가 예전처럼 넉넉하면 막 90년대 풍요로울 때처럼 넉넉하면 실제로 이 싸움이 덜 할 텐데, 갈등이 덜 할 텐데 실제로 일자리가 쪼그라든 거 맞잖아요.
 
◆ 김누리> 저는 그렇게 보지 않고요. 그 부분도 당연히 국가가 개입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이죠. 한국은 지금 주요 국가 중에서 가장 국가가 아무 일도 안 하는 가장 작은 정부예요. 그거 아세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 김누리> 프랑스의 절반도 안 돼요. 국가가 하는 일이. 프랑스 국가 예산이 대체로 50% 전후입니다. 50%. 그러니까 전체 GDP에서 국가 재정이 50% 정도라는 거예요. 한국은 25%도 안 돼요.
 
◇ 김현정> 그래요. 이야기를 좀 그러면 해법을 향해서 우리가 가봐야 될 턴데 어딘가에서 교수님이 그러셨더라고요. 더 근본 원인으로 들어가자면 우리의 분단 상황부터 이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 그것을 또 치유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교육을 제시하셨더라고요.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걸까요?
 
◆ 김누리> 그러니까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긴 얘기죠. 이게 구조적인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굉장히 긴 얘기라서 짧게 요약하기는 어려운 데. 조금 전에 말씀하신 대로 남녀 사이에 그런 소위 젠더 갈등이라고 부르는 것이 왜 생기는지 이런 부분부터가 조금 전에 저는 전가. 자본이 말하자면 원인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하는데 거기에는 사실은 우리의 경제적인 구조뿐만이 뿐만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인 구조, 혹은 잘못된 잔재의 누적, 집적 이런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다시 말하면 우리 학교에서, 우리 학교에서 과연 한국의 교실에서 12년 동안 교육을 받으면 성숙한 민주주의자가 될까요? 아니면 위험한 파시스트가 될까요?
 
◇ 김현정> 위험한 파시스트 쪽이 답인가요?
 
◆ 김누리> 굉장히 중요한 물음이에요. 생각을 해 보세요.
 
◇ 김현정> 사실은 배우는 것은 민주주의를 배우지, 우리가 파시스트 되라고 배우지는 않죠.
 
◆ 김누리> 그렇죠. 그런데 파시즘이 뭐죠?
 
◇ 김현정> 전체주의, 이런 거 아닙니까? 하나가 돼라.
 
◆ 김누리> 파시즘의 가장 핵심적인 그러한 특성을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이런 거죠. 전형적인 파시스트가 히틀러 아니겠어요? 히틀러의 세계관은 어떤 거였나요? 이 세계는 거대한 경쟁이 벌어지는 정글이고 그 정글에는 다윈의 법칙이 적용된다. 그래서 적자생존, 약육강식, 자연도태가 당연한 것이다.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게 자연의 순리다.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 김현정> 그게 히틀러죠.
 
◆ 김누리> 이런 류의 논리예요. 지금 한국 교실의 논리를 한번 보세요.
 
◇ 김현정> 아이고, 똑같네요.
 
◆ 김누리> 100% 똑같죠. 이런 논리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성숙한 민주주의자가 될 수 없어요. 이것을 정확하게 알아야 돼요. 지금 한국 민주주의가 형식적인 민주주의, 제도적 민주주의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적 민주주의 즉 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없는 것 민주주의자가 없어요.
 
◇ 김현정> 민주주의를 알긴 아는데 민주주의자는 없어요.
 
◆ 김누리> 그렇죠. 그래서 제가 계속 한국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다. 한국 민주주의는 광장의 민주주의와 일상의 민주주의가 괴리돼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그런 것이죠.
 
◇ 김현정> 그렇게 된 이유는 우리가 민주주의라는 이론은 너무 잘 아는데 민주주의자가 되지 못 한 이유는 교실부터가 이미 민주주의가 붕괴된.
 
◆ 김누리> 그러니까 교실은.
 
◇ 김현정> 무한 경쟁.
 
◆ 김누리> 민주주의가 그냥 적당히 붕괴된 게 아니에요. 완벽하게 붕괴되어 있어요. 지금 말씀드린 대로 한국사회의 경쟁교육 또 우월을 나누는 그러한 교육, 또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를 지배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는 류의 교육, 이거는 완전히 파쇼 교육입니다. 그다음에 교실에서 배우는 아이들, 학생들을 정치적 미숙아 취급을 해요.
 
◇ 김현정> 미숙아 취급을.
 
◆ 김누리> 그리고 교사들은 정치적 금치산자예요. 교사들은.
 
◇ 김현정> 그래요? 아무 말도 못해요?
 
◆ 김누리> 전 세계에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게 아니죠.
 
◇ 김현정> 그럼 뭐예요?
 
◆ 김누리> 정치적 시민권이 없잖아요. 교사들은 정치 행위를 할 수도 없고 국회의원이 될 수도 없고 지금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인 시민권을 박탈당한 유일한 인물들이 지금 교사들입니다.
 
◇ 김현정> 교사가 교실에서 정치교육 못 한다는 그 말씀인 거죠?
 
◆ 김누리> 지금 OECD에 38개국이 있죠. 그 중에서 교사 정치적 시민권을 박탈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어디인 줄 아세요?
 
◇ 김현정> 우리나라입니까?
 
◆ 김누리> 맞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에요. 그래서 말하자면 교실에서 파쇼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정치적 미숙아를 정치적 금치산자가 가르치는 이러한 공간이 한국 교실이고요. 이런 공간에서 민주주의자가 자란다면 기적이죠. 이걸 분명히 인식해야 돼요.
 
◇ 김현정> 굉장히 섬뜩한 얘기네요. 민주주의에 대해서 그러니까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무한 경쟁, 마치 다윗의 진화론처럼 너희들 중에 살아남을 수 있는 자들만 알아서 살아남아봐.
 
◆ 김누리> 그렇죠. 그게 파시즘 이데올로기의 핵심입니다.
 
◇ 김현정> 그게 뭔지 몰랐는데 그게 파시즘이라는 거, 히틀러식 파시즘이다. 그렇게 교육 받아서 세상에 나오면 우리는 또 파시스트 비슷하게 돼 가고.
 
◆ 김누리> 그렇죠. 지금 남녀갈등 안에는 그러한 파시즘적으로 교육 받은 그러한 내면이 한국 사회를 왜곡시키는 그러한 사회 심리적 구조가 바탕에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게 지역 갈등도 마찬가지고 세대 갈등, 진영논리 다 비슷한 거예요? 내가 옳고 내가 살려면 너는 죽어야 되고 내가 살려면 너는 죽어야 되고 중간은 없고. 다양성 인정 안 하고.
 
◆ 김누리> 그렇죠. 그래서 교실에서부터 민주주의자, 특히 성숙한 민주주의자를 길러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요. 지금 이번 대선에서도 우리가 봤죠. 과연 한국 교육을 받은 사람들 특히 이러한 교육을 아주 잘 받은 사람들. 소위 엘리트라고 하는 자일수록 훨씬 더 미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걸 우리가 봤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회가 사실은 미성숙한 엘리트들이 만들어내는 그러한 미성숙한 사회로 지금 오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지금 굉장히 큰 이야기를 짧은 시간동안 해 주셨는데 저는 이 모든 것의 근원이 교육에 있고 우리가 태어나면서, 요새 유치원 다섯 살부터 유치원 교육 배우잖아요. 어린이집부터 가고. 수십 년 동안 배우는 그 교실이 이미 민주화가 붕괴된 무한 경쟁 속에 들어가 있는 데에서부터 우리 사회의 근본문제를 찾는다는 이 발상이 굉장히 공감이 됩니다. 거기서부터 우리가 민주 시민이 되는, 성숙한 시민이 되는 것을 배워야 나와서도 그런 시민이 될 수 있다.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굉장히 원론적이지만 정곡을 찔러주신 것 같아요. 우리 사회 분열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 김누리 교수와 함께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감사드리고요. 오늘 짧은 시간 말고 한 번 더 모셔야 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 김누리>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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