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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윤 당선인은 '서초동'이 아닌 '광화문·여의도'에 정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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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초동 자택을 나와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초동 자택을 나와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선이 끝났다. 역대 가장 치열한 대선이었다. 윤석열 당선인에게 축하인사를 전한다.
 
이번 대선은 25만 표도 채 안 되는 초박빙 선거로 마무리 됐다. 그만큼 양당 지지자들이 총결집했고, 그로인해 대립의 언어가 난무한 선거였다. 역대 최대의 비호감 선거라는 언론 프레임도 정치,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비호감 선거라는 프레임과 달리 투표율은 지난 19대 대선과 거의 같았다. 말 그대로 비호감 선거였다면 투표율이 훨씬 하락해야 했지만 국민들은 각 지지후보에게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20대 대선에서 발전적 경쟁과 후퇴적 경쟁이 동시에 있었다고 본다. 특히 이번 선거가 나라의 기둥이 돼야 할 20대 청년세대에게 남긴 상처와 상흔은 너무 크다. 그 상처를 누가 책임지고 치유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젠더갈등을 이른바, '세대포위론'이라는 해괴한 선거전략으로 부추겨 이십대 남녀간 분열을 조장하고 갈라치고 혐오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한국 정치에서 큰 해악을 남긴 것으로 반드시 평가돼야 한다. 윤 당선인이 그 전략을 수용하고 편승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20대 남녀 사이 반대 현상이 나타났지만 어느 한쪽으로 표가 극단적으로 쏠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심스럽지만 청년들에게 희망을 가져본다. 20대 청년세대는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이라는 아픈 상처를 갖고 있는 세대다. 정치권이 이를 유념했으면 좋겠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이튿날인 10일 서울 송파구 오금역 인근에서 가락본동 주민센터 관계자들이 대선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제20대 대통령선거 이튿날인 10일 서울 송파구 오금역 인근에서 가락본동 주민센터 관계자들이 대선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전적 경쟁이라면 선거 막판에 제기된 정치교체 여론에 대한 국민들 지지라고 생각한다. 한국 민주주의에서 정치가 가장 비생산적이라고 질타를 받고 있다. 비록 이재명 후보가 선거 후반에 구도개선 차원에서 통합정부 등 정치교체에 대한 약속을 들고 나왔지만, 이 후보가 패배했다고 해서 민주당은 그것을 없던 일로 다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민주당은 선거에서 약속한 정치교체에 대한 비전과 대장동 특검에 대한 원칙을 견지해야 국민들에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약속과 원칙을 파기한 대가가 대선 패배에서 한 원인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윤 당선인도 건설적인 다당제를 통해 새로운 정치를 태동시킴으로써 그동안 대립과 갈등 중심의 양당정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도록 관여해야 한다.
 
선거는 기본적으로 경쟁이다. 그러나 갈라치기로 분열을 조장하고 서로 혐오하게 만드는 것은 선거 경쟁원리의 본령과 다른 얘기다. 민주주의에서 선거를 통해 정치개혁, 정권교체를 하는 이유는 경쟁을 통해 국가 통합을 이루고 국민 화합을 꾀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총장이 곧바로 대통령에 오르는 일은 한국 정치사에서 최초 일이다. 윤 당선인은 검찰에서 26년을 봉직했기 때문에 유세과정에서도 피의자를 마주보는 듯한 직업적 속성을 곧잘 드러냈다. 특히 법과 원칙을 자주 얘기하지만 그 말 만큼 공허한 표현도 드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자주 말한 대표적 정치인이다. 정치는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정책이나 사람들을 조정하고 타협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정치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지, 법을 가지고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검사 시각을 유지하면 많은 방해와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수사도 법과 시스템에 따라 한다'는 말은 정치인 언어가 아니다.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대부분 검찰 수사가 그런 식이었다. 오히려 그것이 국민들을 갈라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서초동에 머물러야 한다.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사용되기를 원치 않는다. 정치영역에 왔으므로 정치를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 가운데 하나가 자신들이 가진 원칙을 지나치게 관철시키려 무리했던 것이다. 조국 사건이 한 예라 볼 수 있다. 정치인은 자기가 가진 원칙을 관철시키려다 실패하고 또 사회 갈등·분열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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