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윤석열, 우크라전쟁 똑바로 알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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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윤창원 기자
"우크라이나사태는 종이와 잉크로 된 그런 협약서 하나 가지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가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자기를 지킬 수 있는 확실한 힘과 강력한 동맹이 있어야 되는데 우크라이나는 그걸 하나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협약서와 민스크 협정 이런 것에만 의존을 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2차 법정 TV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가져다가 우리정부가 추진해 온 한국전 종전선언을 비판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국방력과 동맹의 도움 없이 민스크협정에만 의존했다가 전쟁을 맞이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종전선언에만 의존했다가는 우크라이나 꼴 난다는 주장이다.
 
우선 민스크협정이 무엇인지 부터 살펴보자.

민스크협정은 2014년, 2015년 우크라이나군과 돈바스 반군사이의 전쟁 중지를 위해 체결한 휴전협정이다.
 
'시사상식사전'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친러 반군 간의 종전을 위해 2014년과 2015년 유럽안보협력기구의 중재하에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체결된 2개의 협정을 말한다. 그러나 협정은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의 교전은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돼 있다.
 
휴전협정에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의 자치권 부여였다.
 
협정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는 반군세력(러시아) 때문이라고 하고, 반군세력(러시아)은 우크라이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마치 6.25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군과 미군 사이에 협정 준수를 놓고 책임공방을 벌였던 것과 유사하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거리에서 불탄 군용 트럭 잔해 앞으로 우크라이나군인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거리에서 불탄 군용 트럭 잔해 앞으로 우크라이나군인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가 민스크협정에만 의존했다가 전쟁을 맞이했다는 윤 후보의 주장은 사실일까?
 
민스크협정은 당시 독일과 프랑스가 중재해 체결됐다.
 
따라서 협정 준수 여부는 교전당사자들 보다는 이들 중재 국가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 언론을 살펴봤다.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있는 르몽드의 월간 '디플로마크' 최신호에 그에 관한 설명이 있다.
 
"2014년 9월 체결된 민스크 의정서는 프랑스와 독일에게 돈바스 분쟁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고 협상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뒤 그 절차는 지연됐다. 키예프가 협정에 명시된 대로 돈바스에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반응도 없었다. 크렘린은 두 나라가 우크라이나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에는 미국과 직접 협상을 시도했다. 미국을 우크라이나의 진정한 후원자로 본 때문이다."
 

즉, 우크라이나는 민스크협정에 의존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민스크협정을 파기한 것이다.
 
국내 전문가의 분석도 다르지 않다.
 
신범식 서울대 교수는 정세와정책 2월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의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민스크협정에 불만을 가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 간의 크고작은 갈등이 지속되었으며, 우크라이나는 돈바스의 광범위한 자치안을 실현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돈바스 반군 거점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갔으며, 반군의 세력권은 차츰 축소되었다. 돈바스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은 25억 달러를 군사원조로 지출했으며, 대전차 미사일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가 민스크협정에 의존하려고 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동맹국으로부터 막대한 군사적 지원을 받은 것이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자체 국방력과 동맹의 도움 없이 민스크협정에만 의존했다가 전쟁을 맞이했다는 윤 후보의 주장은 거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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