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제공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거래 절벽에 따른 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저가로 부동산을 처분하기보다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가 한국부동산원의 증여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주택 증여건수는 13만7248건으로 지난 2016년(8만957건)보다 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 대상 주택은 아파트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증여된 주택 중 아파트는 57.1%로 빌라 등 아파트 외 주택(42.9%)보다 많았다.
주택 증여는 집값 급등과 주택 관련 규제가 심화된 2018년 전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전국 주택 거래 형태 중 증여 거래 비중은 5.1%였지만 2018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하다가 지난해에는 8.5%로 늘었다. 특히 상승폭과 규제가 컸던 서울의 경우 2017년(5.3%)부터 2018년(9.4%), 2020년(12.9%), 2021년(12.2%)까지 점차 증여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지역별 부동산 거래 형태 중 증여 비중.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제공증여는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3(강남.서초.송파)구의 증여가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에는 부산과 대구, 울산 등 경남권의 증여가 전년도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 이뤄진 주택 거래 중 증여 비중은 2020년 5.6%였지만 지난해에는 8.8%로 늘었다. 대구도 주택 거래 중 증여 비중이 6.3%(2020년)에서 10.7%(2021년)로 크게 늘었고 울산도 4.4%(2020년)에서 7.4%(2021년)로 증가했다.증여보다 분양권이나 매매 비중이 훨씬 높았던 세종시도 6.9%의 높은 증여 비중을 보였다.
증여 대상 주택은 아파트 증여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2020년에는 전국 증여의 약 60%가 아파트에 집중됐다. 특히 서울은 2017년 아파트와 아파트 외 주택 증여 비중이 거의 유사하다가 2018년부터 아파트 증여 비중이 늘어나 2020년에는 증여 대상 주택의 67%를 아파트가 차지했다. 다만 지난해부터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아파트가 증여되는 주택 중 52.7%를 차지했고, 아파트 외의 주택이 47.3% 비중으로 조정되면서 빌라 등 아파트가 아닌 주택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2020년부터 2021년 초까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증여 문의와 실제 증여를 실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까지도 서울 재건축이나 재개발 예정지 중심의 증여 문의는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주택시장은 대출강화와 금리인상 등으로 매매거래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서울에서 시작된 증여가 타 광역시와 경상권 중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서울 집값 상승폭이 크고 종부세와 양도소득세가 모두 강화되어 다주택자들은 보유하기도 팔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자녀들이 높은 집값을 감당하기 어렵고, 공시지가와 증여세도 인상될 예정이라서 자산 승계 목적의 증여를 택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