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클로이 김. 연합뉴스"동계올림픽 금메달 수상자인 클로이 김은 온라인상에서 매일 고통받고 있음을 폭로해 왔습니다. 그녀는 동양인에 대한 또 다른 잔인한 공격 소식을 들을 때마다 자신의 부모가 살해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말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에만 반 아시안 범죄는 339% 증가했습니다. 백악관의 조치는 별로 안보입니다.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서 아시안계 미국인 관련 언급은 작년 5월 이후 없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 1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브리핑에서 나온 질문이다.
베이징올림픽 기간에 다시 만연해진 동양 선수들, 특히 동양계 여자 선수들에 대한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돼 김 선수가 예시된 것이다.
한국인 부모를 둔 김 선수는 지난해 한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올림픽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인종차별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고 폭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루에 수십 건의 증오 메시지를 받고 있는 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했을 때 '들어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일 등 일상에서 마주친 증오범죄를 담담히 털어놓은 뒤 어려웠던 극복 과정을 고백했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연합뉴스이날 백악관 기자의 질문에 젠 사키 대변인은 "
클로이 김은 자신과 가족 구성원과 관련해 가지고 있는 두려움에 관해 얘기했는데, 이는 매우 용기 있는 말이었다"며 "
그녀의 용기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히도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취해야 할 많은 조치가 있기에 바이든 대통령은 관련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이러한 위협과 우려,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가 느끼는 두려움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인 고위급 참모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엄중히 단속하고 조처를 하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보도 이후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면서 지금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남아있다.
코로나와 관련된 인종범죄 데이터를 집계 중인 단체(Stop AAPI Hate)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조롱과 노골적 폭력 등 동양인에 대한 범죄가 1만 건 이상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AP는 지난 14일 김 선수와 함께 프로골퍼 다니엘 강 등의 사례를 들어 동양계 미국 여성들에 대한 스포츠계의 이중성이 얼마나 가혹한지를 폭로했다.
강 선수 역시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종목의 미국 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그녀는 "나는 줄곧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어왔다. 왜 중국이 유일한 아시아 국가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또한 '저녁식사로 개를 먹나요?'라는 말도 들었다. 나에겐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그런 폭력엔 매우 화가 난다. 폭력은 언제나 주변에 있어왔다. 그래서 주먹다짐도 하며 자랐다"고 말했다.
평생 인종차별과 싸워왔다는 강 선수는 문화적으로 더욱 다양해진 미국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사회 교육과정의 개편을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의 에일린 구가 지난 15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에서 은메달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이 매체는 또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중국으로 귀화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에일린 구(18)의 사례도 들었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편모 밑에서 성장한 구 선수는 2019년 어머니를 위해 중국인으로 국적을 바꿨다.
그녀가 최근 베이징올림픽 프리스키 종목에서 다시 금메달을 따자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서는 "배은망덕하다", "조국을 배신했다"며 그녀를 저주했다.
그러자 유명 블로그(앵그리 아시안 맨)를 운영 중인 필 유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유색인종에게 버릇처럼 말하는)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은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 금메달을 따라는 말은 아니었지"라는 풍자글을 올려 대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