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지난해 7월 부산 방문 당시 지지자들과 술자리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측이 윤석열 대선 후보의 건강상 이유를 들어 TV토론 날짜를 미루자고 요청한 지난 5일, 정작 당사자인 윤 후보는 '소맥'을 마셨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오마이뉴스는 "'건강' 때문에 TV토론 깨진 날 밤, 술자리 가진 윤석열"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지난 5일 윤 후보는 제주에서 기자들의 저녁 식사 자리에 방문해 총 6~9잔 정도의 '소맥'을 마셨다.
문제는 이날이 오는 8일로 예정됐던 대선 후보 4자 TV토론이 무산된 날이고, 그 이유의 하나가 '윤 후보의 건강상 이유'였다는 점이다.
토론 주최 측인 한국기자협회는 "국민의힘은 토론 주제와 형식에 대해 논의하던 중 윤석열 후보의 건강상 이유로 토론회를 2~3일 정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술을 많이 먹은 게 아니고 그냥 테이블 별로 한두 잔씩 인사 차원에서 마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선 비판이 빗발쳤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윤석열 후보, 김기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방송토론콘텐츠단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 기사가 사실이면 토론 관련 협상을 깨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왜 이렇게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나)"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건강 때문에 TV토론이 깨졌다면 건강 회복을 위해 술을 마셨다는 것인가? 아니면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 건강 핑계 대고 TV토론을 깼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윤 후보가) 어제 '내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제 기준으로 내일은 2월 7일을 말하는 건데, 내일은 되고, 모레는 안 되나? 공교롭게도 2월 7일은 손 없는 날"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강욱 의원은 "(윤 후보가) 금주 선언하지 않았던가요?"라며 의문을 던졌고, 우원식 의원은 "건강을 이유로 TV토론 깬 날 밤, 술자리하는 이분! 도대체 국민을 뭘로 아는가"라고 가세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해 7월 서울 광진구의 한 음식점에서 이준석 대표와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군소정당 측에서도 토론 무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TV토론, 저도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차라리 저한테 넘기시지 그랬냐"며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다고 해놓고, 결국에는 '술 먹고 파토' 논란"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5일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는 이날 TV토론이 무산된 뒤 "굳이 싫다는 사람 말고 저와 토론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많은 국민들도 원하는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의 팬카페 '건사랑'은 윤 후보를 두둔하고 나섰다. 한 회원은 "일 끝나고 다들 한 잔씩 하는 낙으로 살지 않냐. 일반 서민들이랑 다르지 않아 더욱더 호감 간다"며 옹호했다. "술 좀 드실 수도 있는 거지", "(해당 기사를) 그만 올려 달라" 등의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