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 시행 첫날인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이한형 기자"만 60세 이상, 코로나 의심 증상 있는 사람, 역학조사 시 밀접접촉자로 나온 사람, 요양병원 입원 예정자만 PCR 검사받을 수 있습니다."3일 오전 찾은 구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에서 의료진은 이같이 '전면개편'된 코로나19 검사 방법에 대해 안내했다. 하지만 전면개편 첫 날인만큼 의료진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바뀐 코로나19 검사 방식에 혼란을 호소했다.
오전 10시 30분쯤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박모(37)씨는 개편된 검사 방식 탓에 발길을 돌렸다. 박씨는 "이전에 받았던 것처럼 PCR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의료진은 고위험군만 PCR 해주고, 다른 사람들은 일반 병원으로 가라는데 어느 병원으로 가라는 건지는 말도 안 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부터 전국 방역체계가 오미크론 대응으로 전환돼 고위험군만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고위험군이 아니면 신속항원검사를 받아 양성 결과가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PCR 검사 고위험군 대상자는 △만 60세 이상 고령자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밀접 접촉자 등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사람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온 사람 등이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 시행 첫날인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이한형 기자이날 선별진료소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의료진은 오전 10시 30분쯤부터 오는 시민들에게 오후 시간 이후에 검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대기 줄이 길어지자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는 시민들에게 일반 병원을 이용하도록 권유하기도 했다.
바뀐 코로나19 검사 방식으로 부자(父子)지간이 서로 다른 검사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80대 김모씨는 "우리 집에 확진자가 다녀가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나는 80살이 넘어서 PCR 검사를 받았고 아들은 혼자서 검사를 받는다"고 말했다.
50대인 아들 김모씨는 "나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20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여기서 음성이 나오면 바로 집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와서 그런지 금방 검사를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 시행 첫날인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이날 오후 1시 30분쯤 방문한 영등포보건소 선별진료소도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의료진들은 오후 2시에 선별진료소가 재개돼도 이미 오전에 발부한 150번 번호표가 모두 소진된 뒤 오후 4시 30분이 돼야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인근 당산공원은 신속항원검사 대기중인 시민들로 꽉 찼다.
신속항원검사 후 음성 결과를 받은 권모(47)씨는 "오전에 3시간 기다리다가 점심시간됐다고 해서 끝나고 다시 왔다. 전에 PCR 검사도 세 차례 받아봤는데 신속항원검사 받는데 더 오래 걸렸다"며 "이것(신속항원검사) 두 번은 못 받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신속항원검사의 정확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민도 있었다. 50대 초반의 김모씨는 "확진자 밀접 접촉자인데 역학조사도 안해서 PCR 검사를 못 받고 있다"며 "우리 직원이 이거(신속항원검사) 해서 음성 나왔는데 PCR 검사를 혹시나 싶어서 했는데 양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60세 이상'인 PCR 검사 기준에 불만을 갖는 시민도 나왔다. 이모(59)씨는 "원래 본 나이가 환갑인데 호적만 이렇게 돼서 PCR이 아니라 신속항원검사로 보냈다"며 "본래 나이는 안그런데 이리로 보내니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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