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바람 타고 돛 펼친 정치권의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움직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7월 부산 북항재개발 현장을 방문해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지원을 약속했다. 박중석 기자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중요한 동력은 정치권의 노력이다. 올해 열리는 대선과 지방선거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다 가속화시키는 바람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은 부산을 찾아 하나 같이 2030월드엑스포 유치 지원을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실사단을 직접 영접해서라도 반드시 유치하겠다"며 "국무총리가 직접 유치상황을 챙기는 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2가지 부산 공약 맨 상단에 '2030월드엑스포 유치 지원'을 못 박고 "엑스포 유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첨단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직접 2030월드엑스포 유치 진행 상황을 듣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대선 후보들의 이 같은 공약은 현재 부산에서 맴돌고 있는 엑스포 유치에 대한 열망과 기대를 범국가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위원 구성을 놓고 진통을 겪었던 국회 부산엑스포지원특별위원회도 닻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9명과 국민의힘 8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 특위는 여·야가 1년씩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부산시장 재임 시절 부산월드엑스포를 처음 제안하 바 있어 남다른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서 의원은 "부산월드엑스포는 부산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프로젝트"라며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법안심사권을 가져야 법령 정비와 관련 예산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당면한 과제를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7월 부산 북항재개발 현장을 방문해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지 지원을 약속했다. 박중석 기자이와 함께 여야가 별도로 합의한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민간 합동 부산엑스포유치협력위원회도 출범을 준비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차원에서의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부산시의회는 올해 첫 안건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특별위원회 결의안'을 의결하고 곧장 특위를 구성했다.
이동호 시의회 부의장이 위원장을 맡은 특위는 부산시와 정부에 엑스포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하는 한편 시의회 자체적으로 대시민 홍보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부산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축제로…풀어야 할 과제는?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눈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지원에 관한 특별법' 통과다.
엑스포 유치 지원의 근거가 되는 이 법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의 구성부터 국가 지원 방안 등을 담았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지난해 2월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여전히 국회 산자위에서 계류 중이다.
정치권에서 수 년 동안 구호에 그쳤던 가덕신공항 건설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탄력을 받았던 점을 돌이켜보면 엑스포 유치 지원 특별법이 필요한 이유가 설명된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유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노력도 정치권의 몫이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 포함된 2030월드엑스포 홍보 예산이 부산시의 170억 원보다 적은 140억 원에 불과한 점은 이 일이 아직 국가적 과제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박형준 부산시장, 김영주 유치위원장,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D타워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사무처 현판식"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은 팻말을 들고 있다. 이한형 기자과 단위의 부산시 담당부서를 한시적으로 국 단위로 확대하자는 부산시의 요청 역시 정부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위원장 등 위원 구성을 놓고 일었던 국회 특위 내 진통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여·야의 이해와 양보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월드엑스포 유치가 부산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전체의 염원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불씨를 지피는 것 또한 정치권이 앞장서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