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윤창원 기자택시기사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측이 첫 재판에서 입장 진술을 미루면서 재판이 공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차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절차를 진행했다. 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이 전 차관은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통상 준비절차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과 향후 입증계획 등을 간략히 재판부에 설명하지만 이날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변호인 선임이 너무 늦게 돼 증거기록을 못봤다"는 취지로 의견진술을 미뤘다.
이 전 차관은 지난 9월 기소됐는데, 기존 수사단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변호인들이 9월과 10월 사임하고 현재 변호인인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첫 재판 전날인 16일에야 선임계가 제출됐다.
한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특수직무유기 등 혐의로 이 전 차관과 함께 기소된 전 서초경찰서 수사관 A씨 측은 이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술에 취한 채 자신이 탑승한 택시의 운전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차관은 택시기사로부터 해당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받은 뒤 합의금을 주고 삭제를 요구했고, 이 사건을 조사한 A씨는 해당 영상을 확보하고도 운전자폭행이 아닌 단순폭행으로 내사보고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단순폭행은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불원을 표하면 수사기관이 처벌할 수 없지만, 운전자폭행은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되는 범죄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7일 두 번째 공판준비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