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공군서 또 여군 추행…'만졌지만 처벌 대상 아니다'며 불기소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1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 여군 장교, 같은 부대 상사에게 추행 피해
대대장에게 신고했는데 함구령 내리고 회유 시도
상사와 대대장 고소했지만 둘 다 불기소…피해자 재정신청
공군 "추행은 사실, 대대장도 수사했지만 형사처벌 대상 아냐…징계 절차 진행"

피해자와 가해자 A상사가 주고받았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군인권센터 제공피해자와 가해자 A상사가 주고받았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군인권센터 제공
공군에서 남군 부사관이 여군 장교를 추행했는데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데다, 대대장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자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정신청을 한 상태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1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대 소속 여군 장교가 같은 부대 부사관 A상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했지만 불기소 처분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상사는 올해 4월 6일 피해자와 밖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어깨와 등, 팔 안쪽을 만지고 찔렀으며 식사가 끝난 뒤에는 귀를 만졌다. 다음 날에는 "괜찮으면 우리집으로 초대해서 편하게 잡아줬으면 좋겠음요"라고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를 마사지해 주고 싶다고 얘기했다.

4월 8일 오후 10시쯤 A상사는 비번이라 쉬고 있던 피해자에게 '같이 먹게 햄버거를 사 와라'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에 피해자가 '정크푸드라 사갈 수 없다'며 완곡하게 거절하자 A상사는 "순진한 줄 알았는데 받아치는 게 완전 요물"이라는 답장을 보냈다.

피해자는 참다 못해 다음 날 이를 대대장 B중령에게 신고했고, 대대장은 A상사가 역고소나 무고죄 신고를 할 수 있고 외부 식사가 방역수칙 위반이니 다시 생각해 보라며 회유했다. 피해자는 고민 끝에 다음 날인 10일 다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고소 의사를 밝혔고 대대장은 12일에 정식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같은 비행단 소속 다른 사무실로 분리됐다.


그런데 20전투비행단에서 성추행 피해 끝에 숨진 이모 중사 사건이 5월 31일 언론에 보도되고, 국방부가 6월 3일부터 성폭력 피해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하자 다음 날 B중령은 피해자에게 전화해 "어디에서 전화 온 곳 없냐?"며 A상사가 다른 비행단으로 전출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행단장에게는 A상사 전출 이유를 상관모욕과 소대 지휘관리 소홀로 보고했다"며 "너도 이 이상의 것들에 대해서는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함구령을 내렸다고 한다.

7월 8일, B중령은 또 피해자에게 전화해 '보직 심의 결과 A상사의 부대 잔류가 결정되어 복귀하게 됐다'며 동의해 달라고 했다. 피해자는 나흘 뒤 A상사와 B중령을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 고소했는데, 검찰은 10월 5일 두 사람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A상사가 피해자를 만진 사실은 인정했는데, 성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B중령에 대해서도 형사 절차 진행을 원하지 않은 피해자를 배려한 것이지 조사를 중단시키거나 신고를 방해할 목적으로 협박을 한 적이 없었다는 진술을 받아들여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불복한 피해자는 재정신청을 냈다.

공군은 "A상사에 대한 수사 결과 강제추행과 관련해 형사처벌 대상 행위로 보기 어려워 불기소 처분했다"면서도 "비위 사실은 인정돼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추행 자체는 사실인데 형사처벌할 수준은 아니라는 논리다.


다만 공군은 센터가 증거로 제시한 녹취록 가운데 6월 28일 대대장이 피해자에게 화를 내는 듯한 내용은 부대 내 다른 병사가 피해자를 모욕한 사건에 대해 피해자 본인이 수사를 맡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 말한 내용이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B중령에 대해서는 "'사건 무마 협박'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 휴대전화 압수수색 등을 통해 면밀히 수사하였으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불기소 처분했다"며 "상부 미보고 등 일부 비위사실이 인정되어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 사건에 대해 비행단장에게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