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형 기자영국의 보건 전문가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모델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든버러대학 의대에서 세계보건관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데비 스리드하르 교수는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에서 영국이 배워야 할 것'이라는 기고문을 냈다.
스리드하르 교수는 기고문에서 한국이 강도 높은 단기 방역 규제를 통해 시간을 벌었고 중장기적으로는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확보를 통해 팬데믹을 성공적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은 '위드 코로나' 이후 일일 확진자가 다소 증가 추세에 있지만, 16일 기준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00만명당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국은 47명에 그쳐, 영국 574명, 미국 254명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영국의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만6821명에 달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으로 사망한 환자의 경우 한국은(총 인구 5182만명) 3100여명, 영국(인구 6800만명) 14만2945명, 미국(인구 3억3천만명) 78만3575명이다.
코로나 상황이 이토록 차이나는 배경으로 스리드하르 교수는 팬데믹 초기에 강도 높은 규제로 감염을 최소화하는 '제로(0)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한국 정부의 역할을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대대적인 코로나 검사, 감염경로 추적, 격리·봉쇄조치, 공공장소 내 마스크 착용 등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이처럼 빠르게 대응한 이유로 과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리드하르 교수는 한국 정부가 강도높은 단기 전략이 성공하면서 코로나19 극복의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제약사들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이후 한국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여 집단 면역을 이루는 데 주력했다. 또 외래 진료에 사용될 항바이러스제를 확보해 의료기관 부담 낮추기에 나서는 등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스리드하르 교수는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초기 규제 중심의 정책에서 대규모 백신 접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팬데믹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비율은 78.4%, 영국 68.6%, 미국 58%다.
스리드하르 교수는 영국과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은 막을 수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한국 등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