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진행된 알리바바 '쌍십일 축제' 모습. 최종 거래액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매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던 중국 최대의 쇼핑축제로 자리잡은 쌍십일(11.11, 双11)이 올해는 알리바바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와 중국 공산당 정치행사 등의 여파로 조용하게 지나갔다.
11.11은 2009년 11월 11일 알리바바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징동 등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가세하면서 중국 경제의 발전과 성장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알리바바 등은 매년 11일 0시가 시작되자 마자 네티즌들의 광클릭이 구현하는 매출액과 판매 속도 실시간으로 전하며 소비자들의 물품 구매를 유도했고 모바일을 통한 쇼핑까지 어우러지면서 순식간에 천문학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여기에 11월 11일은 하루지만 쌍십일 쇼핑 축제는 11월 시작과 동시에 시작되면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와 함께 지구촌의 양대 쇼핑 이벤트로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같은 분위기는 재현되지 않았다.
중국 IT 산업이 '규제의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처음 맞는 쌍십일 행사에서 알리바바를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들은 마케팅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극도로 몸을 사려 예년 쌍십일 축제 때의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경보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이번 쌍십일 행사 기간에 알리바바 매출액은 5403억위안(약 100조원)에 달해 매출액 면에서는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8.4%로 전년의 85.6%에서 급감했다.
알리바바의 쌍십일 쇼핑 축제 거래액은 2017년 1682억 위안, 2018년 2135억 위안, 2019년 2684억 위안, 2020년 4982억 위안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을 해 왔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10월 마윈의 설화 이후 알리바바가 당국의 집중적인 규제를 받고 덩달아 다른 경쟁업체도 당국의 조사대상이 되거나 구설에 오르면서 바뀌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SCMP 홈페이지 캡처 올해는 당국이 공동부유를 강조하면서 공격적인 판매와 무분별한 소비조장에 대한 경계심이 생겼고 마치 보도자제령이라도 내려진 것처럼 중국 매체들이 예년처럼 11.11 쇼핑 축제를 보도하지 않았다.
11.11이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 기간과 겹쳤던 점도 쇼핑붐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각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도 발목을 잡았다.
쌍십일이 예년과 같은 흥행을 거두지 못한 것은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쌍십일이 그동안 급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올해는 공급망 혼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부족, 중국 내 전력난 등으로 인해 물품 조달이 예년처럼 원활하지 않아 참여 업체들이 애를 먹었다고 보도했다.
또 생산비용 상승으로 물품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겼지만, 매출 확보를 위해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대신 할인율을 예년보다 적게 책정하는 경우도 많아 쌍십일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