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등의 논란에 사과했지만, 5·18민주묘역을 방문해 남긴 방명록에 "오월정신 반듯이 세우겠다"고 적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는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40여년 전 오월의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됐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피웠다"며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는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제는 윤 후보가 쓴 방명록에서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고 남겼다.
여기서 '반듯이'라는 표현을 두고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않고 바르게'라는 의미를 가진 '반듯이'인지, 아니면 '꼭, 틀림없이'와 같은 뜻에 '반드시'를 오기한 것인지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지적이 이어졌다.
이재명 캠프 이경 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습하고 갔을텐데 한글도 모르다니 이젠 웃음도 안 나온다"며 "그동안의 실언과 망언이 진짜 실력인 듯하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되겠다고 하다니"라고 꼬집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사퇴했던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듯이'는 '반듯하다'의 부사형이다. 사전에 "작은 물체, 또는 생각이나 행동 따위가 비뚤어지거나 기울거나 굽지 아니하고 바르게"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 작성한 방명록. 연합뉴스그러면서 "굽어 있거나 비뚤어져 있는 것을 바르게 할 때에 '반듯이'라고 쓰는데 윤석열은 현재의 오월정신이 비뚤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열린민주당 김성회 대변인도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반듯이 세우겠다고 하는데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은 잘 서 있다. 그런데 뭘 반듯하게 세우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11일 전남 목포의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은 자리에서 "(반듯이는) '똑바로'라는 의미"라며 "제가 과거 같이 근무했던 호남 출신 동료들이 '반듯이 하라' 같은 말을 잘 썼다"고 해명했다.
이에 '오월 정신이 비뚤어져 있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엔 "어디가 삐뚤어져 있다는 것이냐.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이라며 "오월 정신을 국민 통합의 정신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한글맞춤법 제57항에 따르면 '반드시'와 '반듯이'는 각각 구별하여 적는 단어로 명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