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경제학과 엄상민(왼쪽) 교수와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 위기가 초래한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전망' 연구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KDI 제공코로나19 고용 충격 강도가 '재택근무' 즉 '비대면 근로' 가능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발표한 현안 분석 연구보고서 '코로나 위기가 초래한 고용구조 변화와 향후 전망'의 골자다.
연구를 수행한 명지대 경제학과 엄상민 교수와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코로나 위기에서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과 직업에서 고용 충격이 더욱 심각했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대면서비스업인 숙박·음식점업(-21.7만 명)과 도·소매업(-17.7만 명)에서 취업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 직업별로는 판매직(-15.6천 명)과 서비스직(-15.5천 명) 고용이 가장 크게 줄었다.
연구진은 "이는 코로나 확산과 방역 조치에도 평소 재택근무가 용이했던 산업·직업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제활동 제약이 크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 비중이 9%포인트 낮은 경우 직업생산성은 1표준편차 하락했는데 직업생산성이 1표준편차 하락하면 고용은 3.6% 정도 감소한다는 게 연구진 분석이다.
연구진은 또 "코로나 위기 발생 1년 후, 경기 침체에서 점차 벗어나며 회복되던 시기에도 재택근무가 어려웠던 산업·직업에서 고용 충격이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근로 가능 여부가 고용구조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코로나 시기에 비대면 근로가 어려운 직무에서 비용이 증가했다"며 "앞으로 기술 발전은 고비용 대면 근로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출퇴근하는 모습. 황진환 기자그런데 시물레이션 결과, 대면 근로를 대체하는 방향의 기술 발전은 단순노무·서비스 직군 노동 수요가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5년 단순노무·서비스 직군 노동 수요는 대면 근로 대체 기술 발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비 21만 명이나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렇게 되면 산업별로는 저숙련 서비스업,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에서 코로나 이후 고용구조 변화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연구진은 "고용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경제적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특히, 연구진은 "고령층 등 직업 전환이 어려운 계층에게는 '재정 일자리' 등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