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이산화탄소 누출사고가 발생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 데이터허브센터에서 소방대원들이 나오고 있다. 이날 누출 사고로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중 2명은 병원 이송 중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2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중경상을 입은 서울 금천구 한 신축 공사 현장 소화약제 누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현장 책임자를 불러 조사에 나섰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금천경찰서는 이날 소화약제 누출 사고가 발생한 공사 현장 책임자를 소환했다. 경찰은 원·하청 구조 등을 포함해 '실질 책임자'를 파악하고, 업무상 과실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 금천구 가산동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지하 3층에서 화재진화 설비가 작동하면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됐다. 당시 작업 중이던 50대 남성과 40대 남성이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또 2명은 호흡기 등에 중상을 입는 등 총 1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는 화재에 대비해 이산화탄소를 뿜는 소화 설비 약 130병이 있었는데 이 중 123병에서 약품이 누출됐다. 1병당 87ℓ에 무게 58kg 수준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이 약품을 들이마시면 중추신경이 마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들은 지하 3층에서 보일러와 소방시설 등에 보온작업을 실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화재 감지기가 작동하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화재 감지기가 작동한 것과 관련, 누군가 수동으로 밸브를 연 흔적이 파악돼 '고의 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실제로 밸브를 수동으로 열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며 아직 고의 범죄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밸브 수동 조작에 대해서는 약품이 누출된 뒤에 자동적으로 돌아가게 시스템이 돼있을 수도 있다"며 "실제 누군가 수동으로 연 것인지 등을 포함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사고 규명을 위해 금천경찰서에 전담팀을 꾸려 수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