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사고수습본부 박향 방역총괄반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정부가 최근 하루 확진자가 11일째 2천 명을 밑도는 등 코로나19 '4차 유행'이 한풀 꺾인 상황을 두고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다음 달 초 신규 발생 억제보다 위중증 및 치명률 관리에 초점을 두는 '위드(with)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미접종자들이 백신 접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은 총 확진자보다는 중증환자와 사망자 수를 줄이고 관리하는 체계로 갈 것"이라며 "중증화와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최선의 수단은 예방접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누적 4047만 4512명으로 전체 인구의 78.8%다. 전 국민의 8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만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는 91.6%에 이르고 있다.
2차 접종 역시 한창 속도를 내면서 접종완료자는 전날 62만 8천여명이 늘어 총 3381만 841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65.9%로 성인 인구 대비 76.6%다. 정부는 이번 주말쯤 '전 국민의 70%'가 완전접종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반장은 "예방접종을 받은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감염전파가 차단되고 있다. 위중증화, 사망률 등을 낮추는 예방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진환 기자실제로 중수본이 지난 4월 3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확진된 총 16만 8천 명에 대해 연령표준화 분석을 시행한 결과, 백신을 한 차례도 맞지 않은 미접종자의 중증화율 및 사망률이 '돌파 감염'된 접종완료자보다 3~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접종자가 중증으로 악화될 확률은 2.57%인 반면 접종완료자의 중증화율은 0.6%에 그쳤다. 치명률의 경우에도 미접종자가 0.41%로 접종완료자(0.18%)보다 현저히 높았다.
전날 하루 동안 집계된 사망환자(21명)가 4차 유행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이들 대다수는 고령층의 '미접종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하고 면역 형성기간인 2주가 지나 확진된 돌파감염 사례는 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전날부터 본격 접종에 들어간 만 16~17세 소아·청소년과 '코로나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임신부 등을 들어 미접종군의 예방접종을 거듭 독려했다.
박 반장은 "어제부터 16~17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에 대한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12~15세 소아·청소년의 사전예약도 어제 시작됐다"며 "본인의 건강과 가족의 안전, 우리 사회 모두를 위해서 반드시 예방접종에 참여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리겠다"고 요청했다.
다만, 방역상황이 지금보다 더 호전되더라도 현행 거리두기 기간에 추가적인 방역 완화는 없을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전날부터 이달 말일까지 2주간 연장된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가 체제 전환 전 마지막 거리두기가 될 거라고 시사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이 19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공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방역조치에 있어서는 현 거리두기 체계의 조정보다 이제는 일상회복을 준비하는 체계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 보고 있다"며 "현재와 같이 방역상황들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의료체계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하면 예방접종률의 추이를 보면서 일상회복 전환시점을 결정해야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행 거리두기 단계의 조정보다는 현 거리두기 단계 체제에서 일상회복을 위한 새로운 체계로 전환하는 방안들을 검토하고, 이런 부분들을 단계적으로 실행시키는 방안에 대한 논의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행 거리두기) 기간 중에 현 체계에 근거한 여러 조정들이 일어나는 것은 오히려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고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 거리두기 조정 기간이 끝난 이후에 새로운 일상으로의 전환을 위한 체계 전환여부와 함께 그 내용들을 검토해 계획에 따라 실행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전으로 다가온 '단계적 일상회복'의 세부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앞서 지난 13일 정부는 구체적 로드맵을 구성할 민관 합동기구,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경제민생 △사회문화 △자치안전 △방역의료 등 4개 분과가 설치돼 총 40명이 참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정부는 오는 22일 2차 전체 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 반장은 "지난 1차 회의 때는 전반적인 일상회복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현재) 그동안 진행되었던 거리두기의 세부적인 방향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에 대한 각 분과별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2차 회의에서는 분과별 회의에서 논의된 결과들을 다시 한 번 취합하고 쟁점이 되는 안건들은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단계적 일상회복과 관련된 2차 공개토론회도 개최된다. 정부는 이달 1일 박 반장과 중앙방역대책본부 배경택 상황총괄단장 등 방역 책임자들과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윤태호 교수,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 등이 참석한 첫 공청회를 연 바 있다.
2차 토론회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관련 세부 쟁점과 국민 인식'을 주제로 열린다.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임승관 원장 등이 발제를 맡고 고려대 의대 최원석 교수, 이화여대 의대 천은미 교수,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