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형 기자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100억원 전달' 의혹 등과 관련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대장동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토목건설 업체 나모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나 대표는 2014~2015년 당시 토목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대장동 개발사업을 맡은 A분양대행업체 이모 대표에게 20억 원을 건넸다.
이 대표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으로, 현재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가 부지를 확보한 아파트 단지의 분양대행 업무를 독점해서 맡고 있다.
그러나 당시 나 대표는 토목 사업권을 따내지 못했고, 이 대표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씨로부터 100억 원을 받아 나 대표에게 해당 금액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씨가 건넨 100억 원이 그가 화천대유로부터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473억 중 일부인 것으로 알려지며 각종 의문이 제기됐다.
더욱이 이 대표가 빌린 돈은 20억 원인데 반해, 김씨가 이 대표에게 건넨 금액은 100억 원이어서 돈의 용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지. 이한형 기자이와 관련해 김씨는 "이 대표가 '토목 관련 업체 나모 대표에게 빌린 돈, 20억 원을 빨리 갚아야 한다'고 해서 준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가 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 요청으로 100억원을 빌려준 것은 맞지만, 박 전 특검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에는 나 대표가 뇌물·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도 8억3천여만 원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불거지며 경찰은 100억 원을 둘러싼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이날 나 대표를 상대로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건넨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절차에 따라 엄정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