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모습. 이한형 기자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가 대장동 개발 초기 단계서부터 공공이 가져갈 개발 이익을 제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추후 사업 협약을 통해 성남시 몫의 이익을 늘릴 수 있는 길이 애초부터 막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도개공은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를 공모한 지 보름 뒤인 2015년 2월28일 홈페이지에 대장동 사업 관련 질의응답서를 게시했다. 당시 공모 지침서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된 컨소시엄 후보 업체들 질문에 대해, 성남도개공이 답을 달아 올린 것이다.
총 30여 개의 질의응답 중에는 '사업이익 배분'에 관한 내용도 등장한다. 당시 성남도개공은 "1차 사업이익배분으로 1공단 공원조성비를 전액 사업비로 부담하고, 이를 제외한 개발 이익 중 2차 사업이익으로 임대주택용지를 제공한 이후 추가로 성남도개공에 제공하는 이익 배당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면 되겠느냐"라는 한 민간 사업자 질문에 대해 "공사의 이익은 1차, 2차 이익 배분에 한정한다"고 답했다.
성남도개공은 앞서 2월 13일 공개한 공모지침서에서도 △개발 이익을 제1공단 공원조성 재원으로 활용 △임대주택용지 중 1개 블록은 공사에 제공 등 질의응답과 같은 취지의 내용을 밝혔었다.
그러면서 "공사와 민간 사업자는 사업 종료시점의 총 수익금에 대해 사업협약 시 정한 방법으로 배분한다"고 덧붙였지만, 사업자와의 질의응답을 보면 공사가 챙길 이익이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은 애초부터 차단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익 배분 방식을 추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공모지침서상 문구가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결국 성남도개공은 2015년 6월 1공단 공원조성비 2561억 원과 임대주택용지(혹은 상응하는 1822억 원)를 우선 배당받는 조건으로 성남의뜰 컨소시엄과 사업 협약을 맺었다.
황무성 성남도개공 초대 사장은 CBS노컷뉴스에 "(당시 상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대장동 사업 초기 자리에서 물러난 황 사장에게 개발 이익 배분에 관한 내부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공사 개발사업본부가 민간이 과도한 초과 이익을 가져갈 경우 이를 환수할 수 있는 조항이 담긴 이익 배분안을 보고했지만, 유동규 당시 기획본부장이 이를 묵살한 정황도 검찰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성남시는 협약 과정에서 인허가권을 지렛대로 삼아 얼마든지 더 유리한 협약 조건을 얻어낼 수 있었는데도 공익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