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 후보가 3일 2차 슈퍼위크 행사를 마치고 나서며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사실상 결선 투표없는 승리를 확정짓는 분위기지만 '대장동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긴장감에 캠프 내부에서는 축포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2차 슈퍼위크'에서 압승하면서 본선 직행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누적 투표율을 기준으로 이 지사의 누적 득표수 54만표에 앞으로 약 16만표만 더 얻으면 과반 승리를 확정 짓게 된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지난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실상 경선은 끝난 것 아닌가(본다)"며 "결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전남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과반 승리 행보를 이어가며 일찌감치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하지만 이재명 캠프 분위기는 여전히 사뭇 진지하다.
그 이유에는 무엇보다 최근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갈수록 커지면서 경선 승리 분위기를 낼 수 없는 점이 꼽힌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후보가 나서 대장동과 관련한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어, 경선에 계속 집중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승전보로 자칫 긴장이 풀린 모습을 보일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국정감사장 곳곳에 내걸어 민주당 의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연합뉴스이 지사는 5일에도 SNS를 통해 LH가 2010년 예측한 대장동 사업 수익은 459억원에 불과했다는 국정감사 자료를 들며 "제가 선택한 민간참여형 공영개발은 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다. 이재명이 싸우지 않았다면 5503억 원조차 민간업자와 국민의힘 입으로 다 들어갔을 것"이라며 직접 방어에 나섰다.
이 지사는 전날에도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제도 한계와 국민의힘 방해 때문에 비록 이루지 못했지만, 개발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상심을 이루게 한 것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사과를 하기도 했다.
경쟁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여전히 경선을 포기하지 않고 대장동 의혹으로 결선 투표행을 노리고 있다는 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한 이유다.
경선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5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지역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지역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대장동 게이트(의혹사건)의 그림자가 갈수록 짙게 드러나고 있다"며 "1위 후보의 위기는 민주당의 위기이고 정권 재창출의 위기"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어 "정권 재창출의 확실하고 안전한 길을 결단하고자 호소드리는 것"이라며 지지층에 전략 투표를 호소하기도 했다.이 지사를 '불안한 후보'로 공격하면서 막판 뒤집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캠프는 경선 끝까지 초긴장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말 2차 슈퍼위크에서 압승을 거둔 뒤 열린 지난 4일 이재명 캠프의 주간 브리핑에서도 캠프 관계자들은 대장동 의혹과 선을 그으면서 정면돌파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조정식 의원은 "국민의힘이 부패카르텔의 실체"라며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에게 아무리 거짓 프레임 뒤집어 씌우려고해도 우리는 더 단단해지며 기득권 부패세력 국민의힘과 맞서싸워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당과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도 의혹을 어떻게 방어할지가 핵심 관심사가 될 예정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당 후보로 최종 확정된다면, 당에서도 대장동 의혹에 대한 방어를 함께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