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영 기자광주 한 종합병원이 하루 200여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지만 열흘이 넘도록 접종 이력을 업데이트하지 못해 혼선이 빚어졌다.
관할 지자체인 북구청은 열흘이 지나도록 정확한 인원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방역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광주에 사는 30대 A씨는 지난 1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2차 백신을 맞은 A씨는 접종 이력 업데이트가 제때 되지 않으면서 불안에 떨어야 했기 때문이다.
A씨처럼 접종 이력이 제대로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접종자는 224명으로, 이들 모두 지난 1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위탁 기관인 광주시 북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다.
이 황당한 접종 이력 누락 문제는 병원의 대표가 변경돼 새로운 의료기관 코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지난 1일 명의 변경을 신청하고 하루면 병원 등록이 끝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등록이 다음 날로 미뤄져 의료기관 코드를 받지 못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의 경우 질병관리청이 직접 관리하고 있어 의료기관 코드를 넣어야만 백신 접종 이력 등록이 가능하다.
하지만 병원이 의료기관 코드를 발급받지 못하면서 지난 1일 접종자들의 접종 이력을 전산에 올리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질병관리청은 이미 말소된 의료기관 코드와 신규로 발급된 의료기관 코드 적용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문제가 발생한 지 13일 만인 지난 14일 오후 뒤늦게 224명의 백신 접종 이력을 업데이트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북구청과 병원 측은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아 접종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접종 이력 업데이트가 지체돼 백신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는 게시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날 접종을 한 시민은 "접종 이력 업데이트가 하루쯤은 늦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기다렸다"며 "며칠을 기다려도 접종 이력 조회가 되지 않아 병원에 연락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병원 한 관계자는 "일반 진료 등은 미리 임시번호를 발급받아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의료기관 코드가 만료돼 9월 2일 이전의 기록은 병원 내에서 조회가 불가능해 접종자들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최근까지도 접종 이력 등록이 지체된 인원을 280명이라고 밝혔다가 뒤늦게 224명이라고 번복하는 등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북구청 관계자는 "코로나 예방접종의 경우 질병관리청이 따로 관리하다 보니 생긴 문제"라며 "전국에서 첫 사례인 만큼 처리 방법을 고민하다 늦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접종 이력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크다고 생각해 먼저 처리하느라 접종자들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