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재난본부 제공병원 이송 도중 119구급대원을 수차례 폭행한 뒤 자취를 감춘 60대 남성이 적발돼 검찰에 넘겨졌다. 그는 "이송이 빨리 되지 않는다"며 욕설과 함께 차 안에서 난동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북부 소방재난본부는 1일 구급대원의 얼굴을 수차례 폭행한 60대 남성 A씨를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이 직접 긴급체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의정부소방서 119구급대는 지난달 19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남성이 한 사우나 건물 앞에서 누워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구급대원은 A씨를 응급처치한 뒤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이 과정에서 A씨는 이송이 빨리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구급대원의 얼굴을 수차례 폭행했다.
소방재난본부 제공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A씨는 차량 이송 도중 안경을 쓴 한 구급대원의 안면 마스크를 향해 주먹을 휘두른다. 급기야 폭행으로 구급대원의 안면 마스크까지 벗겨지자, 이 대원은 흥분한 A씨를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제지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구급 차량이 병원에 도착하자, A씨는 병원 진료를 받지 않은 채 돌연 자취를 감췄다. 소방재난본부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은 A씨의 소재를 수소문하고 나섰지만, 주거가 뚜렷하지 않아 탐문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A씨가 의정부의 한 병원에 있다는 한 구급대원의 제보가 나왔고, 즉각 출동한 소방당국은 B병원 응급실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소방당국은 이후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A씨를 의정부교도소에 구금했고, 지체없이 구속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부 앞에 선 A씨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폭행 사실은 인정한다, 건강이 좋지 않으니 선처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구급대원 폭행 등 소방활동 방해사범에 대해 무관용 원칙하에 강력 집행할 것"이라며 "이번 긴급체포와 강제수사 경험을 공유해 구급대원 폭행사고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구급대원 폭행사건은 경기북부에서만 최근 3년간(18~20년) 47건이 발생했다. 올해에만 6건이 발생, 소방특사경이 직접 수사와 송치를 맡고 있다.
현행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은 구조·구급 활동을 하는 소방공무원의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