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검사소에서 순서 기다리는 외국인들. 연합뉴스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 확진자'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 '10명 중 1명' 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최근 1주간 확진된 국내 거주 외국인은 총 13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기간 발생한 전체 확진자의 11.1%에 달하는 비중으로 직전 주(940명)보다 46.7%가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비율이 3.8%로 5%를 밑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인 셈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외국인 신규 환자는 최근 8주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여 왔다. 구체적으로 지난 6월 넷째 주 180명에 그쳤던 외국인 확진자는 6월 다섯째 주 210명→7월 첫째 주 354명→7월 둘째 주 448명→7월 셋째 주 654명→7월 넷째 주 754명→7월 다섯째 주 923명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와서는 1주 차에 940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1천명대를 훌쩍 넘어섰다. 확진자 수로 놓고 보면, 8주 전보다 7.6배 규모가 커졌고 총 확진자 대비 비율은 5.8%에서 11.1%로 배 가까이 늘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발생지역은 수도권이 69.5%(959명)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수도권은 420명의 외국인 환자가 나와 30.5%를 나타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특히 충청권(12.1%·167명)과 경남권(6.5%·90명), 경북권(5.9%·81명)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확진자들의 국적은 베트남, 중국,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 아시아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실제로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중 중국(85만 명·43.2%), 베트남(21만 명·10.6%), 태국(17만 명·8.8%), 우즈베키스탄(6만 5천 명·3.3%) 등의 출신이 많음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결과다.
연령으로는 20~30대의 젊은층이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외국인 관련 집단감염 사례도 확연히 증가했다. 지난 6월 단 2건(관련 확진자 166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집단발생은 지난 달 42건(관련 확진자 1201명)으로 급증했고, 이달 중순(14일 기준·363명 확진)까지 벌써 22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시선별검사소에 외국인 검사자를 위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외국인이 코로나19 감염에 더 취약한 요인으로 내국인과 달리 방역수칙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먼저 꼽았다.
이와 함께 △영세사업장 및 열악한 주거시설 등 '3밀 환경'(밀접·밀집·밀폐) 장시간 노출 △미등록 외국인의 검사 기피 △언어장벽, 일정하지 않은 거주지·동선 등으로 인한 역학조사의 어려움 등도 원인으로 들었다.
당국은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지자체 등과 협조를 통해 역학조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방대본 배경택 상황총괄단장은 "정부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지자체 맞춤형 방역수칙을 수립해 적극 홍보하겠다"며 "선제적인 검사와 지자체, 관계부처 간 협조를 통한 역학조사의 내실화를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