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손수호 변호사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친절한 대기자, 권영철 대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손수호> 오늘 얘기 기대가 많이 됩니다.
◆ 권영철> 기대가 많이 되십니까?
◇ 손수호> 정말 기대됩니다. 어떤 거죠?
◆ 권영철> 지난주 있었던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고 했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 왜 그런 말을 했는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 손수호> 일단 이거 점검해야 되잖아요. 윤 전 총장이 그런 말 한 게 맞습니까?
◆ 권영철>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의원 3명, 박성중, 송석준, 이만희 의원과 8일 오찬을 했고 그런 말을 한 건 사실이라고 확인을 했습니다.
◇ 손수호> 확인됐네요.
◆ 권영철> 하지만 구체적인 발언내용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직접 밝히는 게 좋겠다 입장을 밝혔어요.
◇ 손수호> 그래요.
◆ 권영철> 오늘 아마 기자들 앞에 선다니까 한번 지켜보고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언론
보도와 오찬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의원이 조금 뉘앙스가 다릅니다.
◇ 손수호> 그 부분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권영철> 동아일보 보도 내용의 핵심은 윤 전 총장이 "박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 했다", "나를 비롯해 박영수 특별검사 등은 박 전 대통령을 비공개 조사한 후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공감대를 쌓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윤 전 총장과 오찬을 한 의원들이 전한 얘기는 "박 전 대통령 관련해서 여러가지 부담이 되고 사전에 좀 준비를 해두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이런 말이 나왔고, (3명의 의원은 윤 지지하는 의원들이다.) 윤 전 총장이 "원래 특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불구속 수사하는 그런 입장이 컸다. 그래서 청와대 방문조사를 통해서 그런 쪽으로 결론을 유도를 하려고 특검하고 대략적인 합의를 본 상태인데, 청와대에서 거부를 하는 바람에 자기들이 방문 조사를 할 수가 없었고, 나중에 검찰을 통해 조사를 하다 보니 이게 구속으로 결론이 나서 자기들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는 차원의 이야기였다."는 겁니다.
◇ 손수호> 방문조사 쪽으로 원래는 계획을 했었다, 이런 거네요.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서초역 인근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박종민 기자◆ 권영철> 당시에 2월 9일 날 방문 조사를 하기로 했는데 언론에 사전에 노출되면서 청와대가 거부를 했죠. 그런 일이 있었고요. 당시에는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하느냐, 마느냐. 특검 수사 기간이 연장되느냐 마느냐가 쟁점이었어요. 당시 특검은 현직 대통령을 조사해야 하는데 불구속 수사카드를 내밀어서라도 대면조사를 성사시키고 싶었을 가능성, 그거는 있는 겁니다.
◇ 손수호> 그런데 사실 당시 수사상황을 좀 되돌아보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말지 이거는 사실 특검이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않았나요? .
◆ 권영철> 특검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20일 간의 준비를 거쳐 70일간 수사를 했죠. 2017년 2월 28일자로 수사를 마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는 결국 하지 못했고 특검기간 연장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여부는 특검의 손에 달려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특검의 손에 달려 있는 게 아닌데 불구속 수사하려고 했다고 하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겁니다.
◇ 손수호> 그 이유가 뭐죠?
◆ 권영철> 현직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이 있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였지만, 현직 대통령 신분이니까 탄핵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구속 수사 운운하는 건 앞서가도 한참 앞서가는 거죠.
헌법 제84조에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돼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말은 헌재가 탄핵을 결정하고 특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조소한 뒤에 할 수 있는 조치 아니겠습니까?
◇ 손수호> 그렇죠.
◆ 권영철> 그러니까 윤 전 총장의 말은 이른바 립서비스가 되는 거죠.
◇ 손수호> 그렇네요. 여기에 대해서 윤 전 총장이 오늘 또 뭐라고 말할지 굉장히 궁금한 상황인데 당시에 또 특별검사가, 지금 많은 분들이 헷갈릴 수 있는데 윤석열 특별검사가 아니잖아요. 박영수 특별검사입니다. 혹시 의견 확인 됐나요?
◆ 권영철> 박영수 특검팀 핵심관계자에게 물어보니까 "당시에는 박근혜 대통령 조사도 못했고, 헌재의 탄핵 결정이 나기 전이고, 당시에는 대통령 대면 조사가 굉장히 예민한 사안이었기 때문에 공식 석상에서 구속이니 불구속이니 그 문제를 거론할 정도가 아니었다." 이렇게 얘기했고요. 일반 형사범의 경우에는 불러서 조사하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곤 하잖아요. 그런데 대통령은 조사한 뒤에 조사 내용 분석을 하고 보완 자료도 준비하고 준비를 해야할 사항이 많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이한형 기자◆ 권영철> 그러니까 이 관계자는 특히 "당시 청와대에서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관련해서 특검 쪽에서 녹음. 녹화하겠다라는 입장을 전하니까 '감히 대통령을 조사하는데 녹음,녹화하겠다? 버르장머리 없는 놈들' 이런 입장이었다고 그래요. 그런 상태인데 구속이니, 불구속이니 그런 얘기가 거론되면 더더욱 조사를 안 받으려고 하겠죠.
◇ 손수호> 그렇죠. 당시에 대면조사 하고 싶어서,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했을 텐데. 그 다음 단계 논하는은 것은 말이 안 된다, 이런 의미일 텐데 그러면 이게 박영수 전 특검 이야기 들어보니까 그럼 윤석열 전 총장이 없는 얘기를 만들어 냈다는 겁니까?
◆ 권영철> 그거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소설은 아니라는 얘기인데요.
특검 핵심 관계자에게 확인을 해보니까 "윤석열 수사팀장이 그런 말을 한 건 사실이다." 이렇게 확인을 했어요.
◇ 손수호> 그런 말을 하기는 했다.
◆ 권영철> "정식 회의에서 거론된 건 아니고 마음 속 생각들이 어떤지 가볍게 얘기한 거다. 그런 의견을 제시한 적은 있다,." 이렇게 확인을 했어요.
◇ 손수호> 업무 중에 공식적인 의견 제시가 아니라.
◆ 권영철> 수사하다보면 자주 협의하고 논의하는데 속 마음에 나중에 탄핵되고 나서 하면 이렇게 불구속 수사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얘기를 했었다는 거죠.
다만 "당시에는 대통령 대면조사를 하느냐 마느냐.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 되느냐 마느냐가 쟁점이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그 문제를 거론한 적은 없다." 이렇게 확인했습니다.
◇ 손수호> 그러면 특검 핵심관계자가 박영수 특검입니까?
◆ 권영철> 그렇게 쑥 들어오시면 곤란한데, 말 그대로 특검 핵심 관계자에게 확인한 겁니다. 외신들은 '익명을 요구한', 또는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좀 관계자로 구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손수호> 그렇군요. 그런데 정리를 좀 해야 될 것 같은데 윤석열 전 총장이 특검 수사팀장으로 있을 때 수사하게 되면 불구속 수사하자, 이런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한 적은 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당시 수사상황을 보면 대면조사 하냐, 마냐. 수사기간 연장하냐 마냐가 쟁점이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구속, 불구속 단계를 논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런 건가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결론은 그런 거고요.
윤 전 총장이 이른바 '1일 1망언'이니 뭐니 하니까 지지율이 정체 내지는 하락세로 돌아섰지 않습니까? 그러니 좀 다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면서 좀 오버한 게 아닌가, 그런 분석이 나오는 겁니다.
민주당 김영배 최고위원은 "2019년 4월 박 전 대통령이 디스크 등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을 때 수형생활을 못 할 정도는 아니라며 허가하지 않았던 최종 결정권자가 바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이라면서 "그 윤석열 검사는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특검 관계자는 "특수수사는 형사부 사건과 달리 목표를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하니까 그런 얘기가 가볍게 오고 갔을 수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거론되거나 그럴 상황은 아니었다."고 얘기했습니다.
◇ 손수호> 그래서 윤 전 총장이 그런 얘기를 했고 또 그 배경이 뭔지를 짚어주셨는데 또 궁금한 것은 그러면 도대체 지금 왜? 그 얘기를 했는가.
◆ 권영철> 국민의힘 취재를 담당하는 기자들의 분석인데요. 윤 전 총장이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후보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친박 진영의 눈치를 살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기자들의 분석입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 당내 경선 반영 비율이 당원 위주의 선거인단이 50%, 일반 여론조사가 50%로 돼 있어서 당내 핵심층인 TK 보수층의 눈치를 안볼 수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 손수호> 당원 중에 많을 테니까요.
◆ 권영철> 지난번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대표가 여론조사에서는 앞섰지만 당원 투표에서는 나경원 후보에게 밀렸죠. 윤 전 총장으로서는 당심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 손수호> 그렇죠.
◆ 권영철> 이 당심이 바로 전통 보수층,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금은 느슨해지기는 했지만 옹호 세력이라는 거죠.
◇ 손수호> 여전히 동정심을 갖고 있는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그래서 친박 진영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그런 발언을 하는 게 아닌가, 그렇게 분석을 합니다. 한 가지 좀 주목할 것은 윤 전 총장이 검사 시절과 비슷한 언론 대응을 하고 있다는 그런 분석도 나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최근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에게 당 배지를 달아주는 모습. 윤창원 기자◇ 손수호> 뭐죠, 검사 시절에 어떻게 대응했죠?
◆ 권영철> 그러니까 좀 자기와 가깝거나 친한 기사들에게 흘려서 좀 기사 보도를 먼저 하게 한다거나 여론을 떠보거나 그런 형식인데 이 불구속 수사 단독 보도를 한 동아일보 기자가 정치부 출신이 아니라 법조팀에서 윤석열 캠프 마크맨으로 배치된 사례라고 합니다.
◇ 손수호> 그러면 이거 정말 예전부터…
◆ 권영철> 그렇죠. 윤 전 총장이 출마선언을 하기 전에 정치부 기자들이 윤 전 총장과 연락도 제대로 안 됐잖아요. 이 때도 단독기사를 출고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게 당시 동아일보 6월 9일자 단독보도인데 '윤석열 LH 사태, 국민들이 질책할 것',이런 보도였는데 그 기사를 쓴 기자라고 합니다.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불구속 수사 얘기가 윤 전 총장 쪽에서 의도적으로 흘린 기사가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손수호> 사실 의도적으로 흘린 거 아니냐, 이런 표현을 하셨는데 이거를 뭐 좀 더 쉽게 이제 세간에서 쓰는 말로 해 보면 언론플레이 아니냐.
◆ 권영철> 기자들의 은어이기는 하지만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심지어 나올 정도인데요. 윤 전 총장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쪽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처지고 그러다 보니까 특정 언론에 나는 박근혜 불구속 수사를 주장했다는 식으로 흘려서 친박 지지층들이 듣기 좋은 말이라도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닌가, 그렇게 보는 겁니다.
◇ 손수호> 정치인의 어떤 판단이네요. 정치인 윤석열로서의.
◆ 권영철> 이제 정치인 윤석열이 된 거죠. 그러니까 당시에 앞서가는 상황 얘기인데 특검에서 내밀한 얘기잖아요. 얘기를 할 사안이 아닌데도 그런 얘기를 하고 그거를 오찬을 한 의원들이 한 얘기가 아니라 윤 후보 캠프 쪽에서 흘린 게 아닌가, 기자들은 그렇게 분석을 합니다.
◇ 손수호> 그래도 이걸 다 확인해 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내막과 배경을 다 오늘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결론으로 한번 돌아와 보면 그래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고 했다는 윤석열 전 총장의 이야기, 사실이냐, 아니냐.
◆ 권영철>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라고 진단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 손수호> 반반이에요?
◆ 권영철> 특검팀 내부에서 그런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은 맞으니까 완전 거짓은 아니고요. 하지만 당시 상황이 현직 대통령을 조사하느냐 마느냐.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하느냐 마느냐가 쟁점인 상황에서 불구속 수사 얘기를 하는 것은 앞서가도 한참 앞서가는 것이고요.
당시에는 이미 수사기간 연장이 불허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거든요. 그러니까 특검 내부에서는 수사기간 종료를 앞두고 마무리를 해야 되는 상황에 있었어요. 그런 상황이었고 게다가 현직 대통령 신분이어서 불소추 특권이 있는데 구속수사니 불구속수사니 거론하는 것은 앞서가는 얘기고 그거를 지금 꺼낸 건 뭔가 좀 다급하지 않느냐, 그런 거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손수호> 사실 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은 그 자리에 맞는 행동만 하면 되는 건데 정치인은 또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또 여론도 신경쓰고.
◆ 권영철> 자기 유리한 얘기는 무조건 꺼내야 되는 상황인데 박 전 대통령은 3월 10일 탄핵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잖아요. 3월 21일에 검찰에 출두해서 조사를 받았고, 3월 31일 구속 수감이 된 거죠.
◇ 손수호> 윤석열 예비후보, 이제 정치인입니다.
◆ 권영철> 정치인입니다.
◇ 손수호> 정치인데 예전에 검사시절에 했던 그런 일들과 지금 정치인으로써 뭔가 또 표를 위해서 해야 하는 행동들이 충돌하는 지점들이 계속 보이는 것 같습니다.
◆ 권영철> 검사로서는 소신있게 보였는지 모르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뭔가 좀 줏대가 없이 너무 시류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그 이미지가 보이고요. 검사가 곧바로 대통령으로 간다는 건 저는 아무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 손수호> 여전히 강력한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대선 후보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지율의 추이 지켜보도록 하겠고요. 오늘 친절한 대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