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이낙연 후보가 당내 우려 등을 고려해 일체의 상호비방 행위를 멈추기로 합의했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두 후보가 앞으로 남은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 대로 정책경쟁에 집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집안싸움 심하다' 지적에 고개 숙인 李·李
이재명 후보는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
오늘 이 순간부터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님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역 순회 과정에서 '집안싸움이 심하다'는 여론을 받아들여 내린 결정이었다. 백한 허위사실에 기초한 음해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즉각 조치해줄 것도 요구했다.
이낙연 후보도 즉각 호응했다.
이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미래를 얘기합시다. 본선 경쟁력을 위해 정책과 자질 검증에 집중합시다. 그것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를 잇는 4기 민주정부를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박스권'에 '경선 결과 불복' 목소리까지…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민주당의 두 유력 후보가 휴전을 선언한 건
양측의 지속된 난타전이 본경선의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째 20%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 예비경선 이후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이낙연 후보의 추격세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대체적으로 10% 중반에서 정체한 흐름이다.
여기에 상대 후보 측에서 향후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원팀 기조'가 흔들리자 이재명, 이낙연 후보 당사자가 직접 나서 일단 손을 잡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지난 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 이 후보의 여러 논란들을 정말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다음날 공보 메신저방에 "경선 불복하겠다는 속내의 일단을 보인 것 아니냐. 협박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적었다고 곧바로 삭제했다.
'주2회 토론회', '추격주자 견제' 등 변수
지난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앞두고 정세균(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이낙연 후보의 약속이 남은 경선 과정에서도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대권주자 6인은 오는 11일(KBS), 17일(채널A), 20일(CBS) 등 계획된 일정에 더해
매주 2회씩 TV토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모두 20회 정도로 예상되는 본경선 토론회에서 후보들이 정책대결에 집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기에 이재명, 이낙연 후보를 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의 견제도 변수다.
박용진 후보 캠프는 지난 8일 '네거티브 중단'과 관련한 입장문에서 "환영한다"면서도 "양 캠프의 '조폭 논란'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하는 후속조치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른 사안에 비해 분명 선을 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정세균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서 "두 후보에게 묻습니다. 네거티브와 검증의 명확한 판단 근거와 경계가 무엇입니까"라며 두 후보가 약속한 '네거티브 중단'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이재명, 이낙연 후보 측 모두 광주 폭력조직 출신으로 알려진 문흥식 전 5·18 구속자부상자회장과 함께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문 전 회장은 최근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에 개입된 인물이다. 양 캠프는 서로 폭로한 사진을 근거로 유착 의혹 공방을 주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