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윤석열이 아닌 최재형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은 거의 내전적 분열 상태, 정치적 분열 상태인데 저는 국민 통합을 이뤄서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대선 출마 선언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후보는 작년부터 정권 탄압에 외롭게 맞서 보수 야권 결집을 이뤄낸 훌륭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의 내전적 분열 상태에 관련된 여러분이 정치계에 많이 남아 있다"며
"저는 이러한 분열 상태를 야기했던 여러 가지 과거 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고, 정치적 부채도 없다"고 본론을 꺼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최 전 원장은 앞서 이날 출마선언문에서도 "과거에 얽매여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오늘날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세운 어르신들이 안심할 수 있게,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대한민국은 이제 지긋지긋한 정치적 내전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앞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과 국정농단 수사,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조국 수사 등으로 갈등을 일으킨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달리 자신은 정치적으로 자유로워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1시간 가까이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최 전 감사원장은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 반대로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 주도의 공급보다 민간 주도로 충분한 양을 공급하고, 과도한 양도세와 보유세로 부동산을 거래를 틀어막는 것이 아니라 양도세를 완화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1가구 1주택 소유자에게는 과감하게 보유세, 양도세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로 안정화로 '나도 앞으로 장기간 이런 상태에서 살 수 있구나'라는 안정감을 줘야 주택을 시급히 구매하려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등록 임대 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 충분한 임대 물량이 공급되도록 하고, 우리나라에 너무 많이 풀린 돈이 부동산에만 쏠리지 않고 다른 곳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산업 구조 재구조화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최 전 원장은 자신이 최근 계속해 비판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현실적이지 않고, 정직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어려운 분들에게 좀 더 집중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여러 가지 복지, 지원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복지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너무 복잡하다 보니 중복 부분도 있고, 공백 부분도 있다. 전체적으로 복지 체계를 점검해서 우리의 한정된 재원이 정말 필요한 국민에게 지원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규제 철폐를 강조한 최 전 원장은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기업 규제 법안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 면이 모두 있다"며 "어느 한 면만 보고 타당하다, 부당하다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균형이 있는 규제인가', '기업활동과 우리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은 과도하게 기업의 활동을 위축하고 책임 범위를 확장하는 법률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열린 소상공인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전 총장이 말 사고를 빚은 페미니즘 문제에 대해서 최 전 원장은 "우리 젊은이들이 남성·여성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프고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문제가 완전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많이 실현되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관행과 인식 간의 상호 격차에도 관심을 갖고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전 원장은 자신이 모르는 사안 관련 질문에 대해선 "더 공부하겠다", "답변을 드릴 만큼 충분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아 죄송하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마라톤을 완주한 기분"이라며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해서 많은 미숙한 점을 보셨을 텐데, 좀 더 속력을 내서 여러분이 기대하는 그런 모습의 정치인으로 변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