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를 방문,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당원이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초선 의원과의 만남을 진행하는 등 국민의힘 내부 장악에 들어갔다. 윤 전 총장의 합류로 당내 경선도 슬슬 시동이 걸리는 가운데 윤 전 총장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도 시작됐다.
깜짝 입당 윤석열…의원·당직자 만나며 당심잡기
윤 전 총장은 2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 참석한다. 입당 후 가지는 첫 당내 행사로 초선 의원과의 만남을 잡았다. 국민의힘 의원 중 초선 의원 비중은 55%에 달해 우스갯소리로 '당내 최대 계파'로 불리는데 결국 의원들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행보로 읽히다.
초선 의원과의 만남 이후엔 이준석 당대표와 입당환영식을 연다. 국민의힘을 운영하는 당직자와 노동조합과의 만남도 진행하는 등 이날 대부분의 일정은 당심 잡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 전 총장은 직접 거리로 나가 당원을 모집하는 일정도 계획 중인데,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주도적으로 당을 변화시키고,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라며 "더 많은 국민이 국민의힘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당원 모집에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당 밖에 머물던 윤 전 총장에게 수십 명의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이 지지를 보내 해당 행위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당내 '친(親) 윤석열 그룹'의 활동도 명분을 얻게됐다. 그만큼 윤 전 총장을 향한 지지세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시동 걸린 경선버스… 尹 견제 본격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를 상인들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윤 전 총장이 깜짝 입당한 직후 당내 행보 속도를 무섭게 끌어올리자 당내 다른 캠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의 대항마로 꼽히는 최재형 캠프는 일단 4일로 예정된 '대선 출마 선언식'을 반등 포인트로 잡고있다. 윤 전 총장보다 빠르게 입당해 당내 세력을 구축 중이던 최재형 캠프였지만 윤 전 총장이 예상보다 빨리 국민의힘 경선 버스에 탑승하면서 반등 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최재형 캠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일단 이번주는 대선 출마 선언식에 초점을 맞춰 '정권 교체 이후의 대한민국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어떤 철학적 기조로 미래 비전을 달성할 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는 지역 민생 행보에 나선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간담회에는 이 대표 및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과 김태호, 박진, 안상수, 유승민,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가나다순) 등 후보자 11명이 참석했다. 윤창원 기자윤 전 총장을 향한 본격적인 견제도 시작되면서 국민의힘 경선 버스도 슬슬 시동이 걸리고 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MBN에 출연해 "(윤 전 총장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준비가 됐는가,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라며 "여러 가지 도덕성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선이 시작되면 정책과 도덕성 검증이 아주 치열하게 될 것이고 저는 경선은 치열할수록, 당당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라며 "그런 분들(윤석열·최재형)에 대한 신비주의 베일이 벗겨지면 충분히 앞으로 지지율은 출렁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도덕성 문제를 일찌감치 지적했던 홍준표 의원도 거센 경선 과정을 예고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입당한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후보의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상호 검증하고 정책 대결을 펼쳐 무결점 후보가 본선에 나가도록 하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