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장한관 박물관에 걸린 전·현직 中지도자의 사진[베이징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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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덩사오핑 등 전직 지도자들
시 주석은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권위주의 냄새 물씬
내년 당대회 앞두고 올 10월쯤 19기 5중전회 개최
5중전회 앞서 7말8초 열리는 베이다이허 회의 목전에
시 주석 3연임 유력한 가운데 권력연장 위한 사전 포석 주목

장한관에서 바라본 창장(장강·양쯔강) 전경. 안성용 기자장한관에서 바라본 창장(장강·양쯔강) 전경. 안성용 기자

중국 우한은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된 곳으로 세계에 이름이 알려진 곳이지만 중국의 고대사와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창장(長江)을 사이에 두고 우창과 마주하고 있는 한커우는 예로부터 우한의 최대 상업중심지였다. 1861년에는 청나라가 서구 침략자들과 맺은 불평등 조약으로 한커우에는 강제로 외부와의 통상항구로서 해관(海關.세관)인 장한관이 설치됐다.
 
장한관은 1924년에 창장 강변에 영국 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근대식 건물로 이전했다가 2012년 이사했고 지금 그 장한관 건물은 우한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탈바꿈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됐다.
 
시계방향으로 1992년에 1월에 이 곳을 찾은 덩사오핑과 1999년 5월에 찾은 장쩌민, 2005년 8월에 우한을 찾은 후진타오 전 주석, 2013년 7월에 방문했던 시진핑 주석. 안성용 기자시계방향으로 1992년에 1월에 이 곳을 찾은 덩사오핑과 1999년 5월에 찾은 장쩌민, 2005년 8월에 우한을 찾은 후진타오 전 주석, 2013년 7월에 방문했던 시진핑 주석. 안성용 기자

이 박물관 3층에는 마오쩌둥 전 주석 등 역대 중국 최고지도자들과 시진핑 주석이 우한을 방문해 현지 지도한 사진이 전시돼 있는데 덩사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과 시진핑 주석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놓은 곳에 눈길이 간다.
 
1992년에 1월에 이 곳을 찾은 덩사오핑과 1999년 5월에 찾은 장쩌민, 2005년 8월에 우한을 찾은 후진타오 전 주석은 당정의 간부들로 보이는 사람들 가운데서 뭔가 말을 하거나 경청을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2013년 7월에 이 곳을 찾은 시 주석은 맨 앞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걷고 있고, 꽤 떨어진 뒤쪽에서 다른 사람들이 뒤 따라 오는 모습이다.
 
그 이전 지도자들의 사진과 비교해 권위주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사진은 10년 통치 관행을 허물고 3연임에 도전하는 시 주석의 계획이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돼 왔음을 암시한다.
 
장한관 전경 사진. 안성용 기자장한관 전경 사진. 안성용 기자

7말 8초 베이다이허 회의 시즌이 돌아왔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매년 여름에 중국 전·현직 지도자들과 당 원로들이 허베이성 친황다오에 있는 휴양지 베이다이허에 모여 국사를 논의하는 자리다.
 
지도부의 동정 보도가 관영 언론에서 사라지고 이 일대 경비가 강화되면 회의 시작이 임박했음을 알 수 있고 전문가 초청 좌담회가 열리면 회의가 열리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2019년에는 관례대로 8월 초에 회의가 열려 당시 홍콩을 휩쓸던 반중시위에 대한 대책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뚜렷한 신호가 없어서 지도자들의 동정보도가 사라졌던 8월초에 열리지 않았겠냐는 추측성 보도가 나왔을 뿐 구체적인 논의 안건 등은 보도되지 않았다.
 
중국공산당 100주년 경축 연설하는 시진핑. 연합뉴스중국공산당 100주년 경축 연설하는 시진핑. 연합뉴스

베이다이허 회의는 그해 10월쯤에 열리는 공산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 올릴 안건 등을 논의하는 자리인데 이게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당 원로와 지도자들에 대한 의견수렴조차 필요 없을 정도로 시 주석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의미일 수 있어서 올해 7말 8초 회의 개최 여부가 주목된다.
 
10월 또는 11월에 개최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5년 단위의 당대회 사이에 열리는 회의로 올해는 19차 당대회 이후 6번째로 열려 19기 6중전회가 된다.
 
19기 6중전회가 중요한 것은 내년 10월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20차 당대회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논의되고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3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20차 당대회 이후 5년간 시 주석과 함께 중국을 이끌 지도부의 윤곽이 드러날 지 주목된다.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32주년이었던 지난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 모습. 연합뉴스'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32주년이었던 지난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 모습. 연합뉴스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에서 외국 기자의 취재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중국의 중심이라고 하는 톈안먼 광장도 못 들어가고 지방에 가면 호텔에서 공안에 연락이 취해지고 어떤 때는 경찰이 따라 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이런 중국에서 외국 기자가 중국인들에게 향후 중국과 공산당 지도체제의 계승, 변화를 물어봐야 '모른다', '관심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어쩌다 만나는 관(官)쪽 사람들은 입을 닫는다. 말 잘 못했다가 어떤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아도 중국인들의 정치적 감각은 동물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산당과 국민당이 대륙의 패권을 놓고 내전까지 치르고 신중국 성립 이후에는 반당분자로 몰렸다가 복권되기를 반복했던 어두운 역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체득한 게 후대로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보다 약 8개월 빠른 내년 3월에는 한국에서도 새 리더십이 탄생한다. 중국에 있는 한인들조차 만나면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으냐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국가 지도자를 내 손으로 뽑는 의미를 중국인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상하이의 '중국 공산당 제1차 대회 기념관'에서 시민들이 당에 대해 충성맹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상하이의 '중국 공산당 제1차 대회 기념관'에서 시민들이 당에 대해 충성맹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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