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 박종민 기자 야권 외부 주자 양강 중 하나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다른 행보를 예고했다.
보수 표심 잡기에만 치중한 윤 전 총장 행보와 달리 자신은 정권교체 필요성과 함께 미래 먹거리 등 정권교체 이후 대한민국 비전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도 윤 전 총장과 달리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최 전 원장 측은 정당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캠프에 영입하려는 등 접촉에 들어갔다."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고민 많아"… 미래에 초점
12일 CBS 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 전 원장은 '미래'에 초점을 맞춘 대선 출마 선언문을 준비 중이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과 정권교체의 당위성 강조가 대부분이었던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과는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최재형 전 원장 측은 이날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청년이 일자리를 갖고, 가정을 꾸리고, 집을 장만하는 것처럼 이전 사람들이 평범하게 꿈꾸던 것이 어려워진 지금 현실에 최 전 원장이 생각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젊은이와 국민 전체가 꿈을 갖고 살 수 있는 사회,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으로 먹고 살아왔다면 다음은 무엇일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권교체도 중요하지만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는 무엇인지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최재형 캠프의 입장이다. 이를 보여줄 정책 등 비전을 선언문에 담을 예정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자들이 지난 5일 서울시청 앞에서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을 촉구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최재형 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대한민국은 너무나 갈등과 분열에 휩싸여 있다"며
"1, 2위를 달리고 있는 여야의 대권 주자를 봐도 상처 난 국민과 고장 난 대한민국을 치유하고 고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며 윤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하기도 했다. 尹과 달리 입당에도 전향적…"정당정치 중요성 알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12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입당을 두고도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대권 도전 선언 이후 한 달 가까이 국민의힘과 힘겨루기 중이지만, 최 전 원장은 정당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최 전 원장은 전날 대전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당(政黨)의 사전적 정의는 '정치적 의견이나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데, 최 전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정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는 게 최 전 원장 주위의 해석이다.
김영우 전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의 민주주의의 요체는 사실 정당 정치"라며 "정당 정치가 아니고서는 대의 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고 빠른 입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앞서 최 전 원장의 부친상에 조문하며 최 전 원장과 자연스러운 접촉을 시작한 상황이다. 특히 최 전 원장 측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캠프에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