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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직원 새로 뽑았는데 내보내야"…거리두기 격상에 당혹스런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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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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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적한 홍대 거리. 백담 수습기자9일 한적한 홍대 거리. 백담 수습기자
정부가 오는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위인 4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밝힌 9일 자영업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며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거리두기 완화 이야기가 나왔던 만큼 일전의 거리두기 격상에 비해 충격이 더 큰 분위기였다.

홍대에서 라멘집을 운영하는 하모(32)씨는 "오늘 아침 거리두기 격상 소식을 들었다"며 "코로나가 발생한 뒤 홍대 거리를 찾는 인파가 많이 줄었는데, 2인 이상으로 인원이 제한되면 얼마나 더 줄어들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평일 저녁에는 주로 회사원들이 3인에서 4인으로 모여서 가게를 많이 찾았다"며 "매상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일 낮 시간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예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는 가게들도 많았다. 그나마 있더라도 한 두팀에 불과했다. 한 점주는 안그래도 심란한데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다고 손을 내젓기도 했다.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오모(39)씨는 "거리두기가 완화된다는 소식에 최근 직원들을 새로 뽑았는데 다시 내보내는 상황이 돼 미안하다"며 "영업 제한이 걸리면 밥집보다는 저녁에 술 파는 포차나 주점들은 타격이 많다"고 말했다.

격상과 완화를 반복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쓴 소리도 나왔다. 홍대 맥줏집 직원 남모(26)씨는 "안 그래도 가게가 7개월 정도 쉬고 다시 영업한 상태인데 거리두기가 또 오른다니 심란하다"며 "찔끔찔끔 조치를 하지 말고 전국적으로 한번 조처를 내렸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 피 말리기라는 생각만 든다"며 "저희가 알바까지 총 4명이었는데, 알바생을 좀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백신 접종률 초과 달성으로 인한 집단면역 형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안이 시행돼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를 걸었지만 물거품이 됐다"며 "영업을 해도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원력을 높이는 정책을 신속히 수립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9일 한적한 홍대거리. 백담 수습기자9일 한적한 홍대거리. 백담 수습기자
시민들은 "확진자 추이를 볼 때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20대 후반 직장인 조모씨는 "거리두기가 올라가면 아무래도 모임 등 불편한 점이 많을 것"이라며 "제가 감수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학생 김모(22)씨는 "다음 주에 잡아둔 약속이 많은데 거리두기가 격상되니 아무래도 취소해야 할 것 같다"며 "계곡으로 놀러 갈 계획도 세웠지만,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인 박모(20)씨도 "두 명이 만날 바에는 집에서 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며 "친한 친구를 집으로 불러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하는 방향으로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2일부터 2주간 인천 강화·옹진군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적모임은 오후 6시 이전 4인, 오후 6시 이후에는 2인까지만 허용된다. 결혼식과 장례식 등은 친족 참석만 허용되며, 유흥시설 집합금지는 유지된다.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자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 제공도 유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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