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체크]원희룡 "美점령군? 국민들 처음 들어"…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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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가운데 한 명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미 점령군' 언급에 대한 논란이 정치권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경북 안동을 찾은 이 지사가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단계와는 좀 다르게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 그 지배체제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나"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역사의 단편만을 부각해 맥락을 무시하는 세력"이라고 지적하자, 이 지사는 "38선 이북에 진주한 소련군과 이남에 진주한 미군 모두 점령군이 맞다. 윤 전 총장님께서 숭상하실 이승만 대통령,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하셨을 뿐 아니라, 일본의 점령군임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 지사도 이 지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점령군 역풍에 당황한 이재명 지사가 색깔공세라고 적반하장식 반발을 하고 나섰다. 습관적으로 친일(친일파득세)과 반미(미점령군)로 갈라치기 전략을 쓰려다 크게 역풍을 맞고 있다"며 "친일청산 미비란 말은 들었어도 미군이 점령군이란 말은 일반 국민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조선일보도 "미 점령군"…미 문건에도 '점령군'으로

조선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 모두 당시 미국과 소련을 점령군이라고 표현해 보도했다.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캡처조선일보·동아일보·경향신문 모두 당시 미국과 소련을 점령군이라고 표현해 보도했다.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조선일보 캡처
CBS노컷뉴스가 당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확인한 결과, 조선일보는 1945년 12월 '怨恨(원한)에사모친三十八度線(삼십팔도선)' 제하의 기사에서 미군·소련 모두 점령군으로 표현해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이듬해인 1946년 2월에도 미·소 회담과 관련해 "친방미소양점령군(占領軍)"이라고 지칭했다. 동아일보·경향일보도 당시 미군을 '점령군'으로 보도했다

당시 언론은 대통령이 되기 전 이승만 당시 박사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내 주둔한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표현하고 철수를 요구한 내용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급기야 이 전 대통령의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건국 기념사에서도 '미 점령군'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살츠만 당시 점령지역 담당 국무차관보가 미 국무부장관에게 보낸 문건에도 '점령군'이라고 지칭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제공살츠만 당시 점령지역 담당 국무차관보가 미 국무부장관에게 보낸 문건에도 '점령군'이라고 지칭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이 표현은 미국 국무부 문건에도 명시되어 있다. 살츠만 당시 점령지역 담당 국무차관보는 미 국무장관에게 '한반도 내 미 점령군 감축'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 문건에는 자국 군을 점령군으로 지칭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문건에도 여러차례 '점령', '점령군'이라는 표현이 명시되어 있다.

더글러스 맥아더 연합군 최고사령관도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썼다. 맥아더 사령관 포고령 제1호에는 "북위 38도 이남의 대한민국과 그 거주민에 대한 군사통제를 확립하고, 다음 점령 조건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여러차례 '점령'이라는 표현을 언급한다.

네이버라이브러리 조선일보 캡처네이버라이브러리 조선일보 캡처

학계에서도 '미 점령군'의 표현은 역사적인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자신의 SNS에 "'미소 양국군이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분할 점령하고 군정을 실시했다'는 건 역사적 사실"이라며 "군정은 점령군이 실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족문제역사연구소 관계자는 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료상에 소련군, 미군 모두 점령군으로 기록되어 있다"며 "사료상으로 다 나오기 때문에 역사학계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경남대학교 임을출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한반도 분단의 1차적 원인은 일본에 있다. 일본이 1910년 한일합병을 시작으로 한반도를 식민지 지배하고 그러면서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가 결국 패배했다. 이후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38선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38선을 제안한 최초의 인물이 일본 군부 인사다. 이후 이북은 소련이 점령하고 남쪽은 미군이 점령하면서 신탁통치까지 이어진다"며 "점령군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그 당시 상황을 보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우리나라하고 혈맹이고 동맹국가여서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적 이런 관점에서 점령군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지만, 당시 미군이 한반도를 통치했기에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써도 잘못된 표현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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