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훈 (故 이선호 군 아버지)
그 사건 그 후가 궁금하다. 화요일의 코너 AS뉴스입니다. 오늘 우리가 추적할 사건은 한 달 반 전 평택항에서 벌어진 컨테이너 사망사고입니다. 학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가 300kg이 넘는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서 숨졌죠. 23살의 청년 故 이선호 군. 그 일의 담당자가 아니었는데 잠시 도우러 그쪽에 가게 됐고 어떤 관리감독관도 없는 상태에서 사고가 벌어진 거였습니다. 아니, 한 달 반밖에 안 됐는데 벌써 AS뉴스로 다뤄야 하나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여러분, 그 사고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고 계셨어요? 모르시죠? 언론에 잠시 등장했다가 지금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오늘 짚어봅니다. AS뉴스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의 피해자 故 이선호 군의 아버지 이재훈 씨 연결을 해 보죠. 아버님, 나와 계세요?
◆ 이재훈> 네, 안녕하십니까? 이선호 아버지 이재훈입니다.
◇ 김현정> 그때 저랑 인터뷰를 한참 진행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로부터 벌써 한 달 지났고 사고로부터는 한 달 반이 지났네요.
◆ 이재훈> 벌써 그렇게 됐습니까? 그저께 49재에 제가 참가하고 왔는데 죄송합니다마는 제가 사실 며칠이 지났는지 기억을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그러시죠. 세월이 어떻게 가는지 날짜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시는 게 당연합니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 이재훈> 하루에도 이 감정의 기복이라는 건 너무 심하고요. 하루에도 몇 번씩 울음이 났다가 한숨도 났다가 원망도스러웠다가 제가 이 감정을 추스릴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내가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해결해야 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억지로 이렇게 버티고 있는데 언젠가는 일도 해결이 되고 제가 또 남은 가족들하고 내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면 일상적으로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자신감 없는 마음가짐도 있고. 제가 살아가게 될 일인데 제 스스로가 어떻게 해야 될지 판단이 서지를 않아요, 지금은.
◇ 김현정> 아버님 그때 한 달 전에 인터뷰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감정이 격해지셨다, 힘들어지셨다 제가 그 느낌이 시작하면서부터 드는데 조금만, 조금만 진정을 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 이재훈> 네.
◇ 김현정> 우선 아드님 장례 치르셨습니까?
◆ 이재훈> 아직도 치르지 못하고 장례식장에, 두 달 다 돼가네요. 아직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그냥.
◇ 김현정> 왜 아직도 장례를 못 치르셨을까요? 49재는 하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연합뉴스
◆ 이재훈> 물론 49재하면서 영혼을 떠나보내면서 육신도 같이 떠나보내야 되는데 아직까지 회사하고의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해서 지금 이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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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회사 측에서 사과는 한 상태입니까?
◆ 이재훈> 이 사과는요, 이 모든 사고가 원청 직원 한 명의 잘못된 논리 때문에 일어난 사고인데요. 정작 당사자한테 사과는 받지 못하였고, 대신에 원청의 대표 이사하고 직접적으로 FR(개방형) 컨테이너 날개를 접어서 사고를 야기한 지게차 기자 사과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지게차 기사, 그 당시 여러분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컨테이너의 상대편 쪽 날개를 지개차가 덮으면서 그 반동으로 선호 군이 서 있던 쪽 날개까지 접히게 된 거예요. 거기에 깔려서 선호 군이 숨진 건데. 지게차 기사는 (선호 군을) 못 본 것에 대해서 사과를 했고 '가서 쓰레기 주워라'라고 했던 그 원청 직원이 사과를 안 했다는 말씀인가요?
◆ 이재훈> 지금 아직까지도 명확한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마는 같이 갔던 노동자의 이야기는 일관되게 원청의 지게차 기사가 쓰레기를 주우라고 했다고 지금까지도 진술하고 있고.
◇ 김현정> 선호 군이랑 같이 갔었던 그 외국인 노동자 동료.
◆ 이재훈> 네네.
◇ 김현정> 그 동료는 분명히 들었다는 거예요? 원청 직원이 쓰레기 주우라고 시켰다고?
◆ 이재훈> 네, 일관되게 지금 진술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간적으로 사고 나기 이전에 주우라는 지시가 있었고 CCTV상으로 보면 또 다른 하청업체 직원 전 모라는 친구가 무엇인가 지시하는 듯한 동작을 취하고 나서 제 아이하고 외국인 근로자랑 흩어지면서 줍다가 지게차가 컨테이너를 건드리는 바람에 제 아이가 깔렸단 말입니다.
◇ 김현정> 원청 직원이 먼저 지시하고 하청 직원이 한 번 더 지시를 했다는 얘기인가요?
◆ 이재훈> 아마 CCTV상으로 보면 그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CCTV에 원청 직원이 지시하는 것도 잡혔습니까?
◆ 이재훈> 그거는 지게차에서 내려서 자기(원청직원) 말로는 '안전핀을 그렇게 뽑으면 안 된다, 하지 마라' 지시를 하고 올라갔다고 하는데 그런데 고려인 노동자 이야기는 '저기 있는 나무를 주우라고 지시했다'고 그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고려인 노동자는 분명히 들었다는 거고. 대신
◆ 이재훈> 사고가 났을 때 또 다른 하청업체 직원이 뭔가를 이야기를 했는데 고려인이 들었을 때는 한국말을 자기가 이해를 못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제 아이가 아저씨는 저기 있는 쓰레기 저는 저기 있는 거 주으러 갈게요. 하고 가고 지게차가 진입하면서 FR 컨테이너를 쫓고 제 아이가 반대편에서 사고를 당했다. 그렇게 진술을 하거든요.
◇ 김현정> 지금 아버님은 '그 고려인은 분명히 들었다는데 이거를 사과를 도의적으로 해야 되는 거 아니냐' 라는 말씀이시고 그 원청 직원은 '나는 시킨 적이 없다, 이렇다 보니까 사과할 일도 없다' 이런 입장인 거군요. 이거는 경찰 경찰조사가 더 있어야 될 텐데 과연 이게 증언 외에 다른 증거가 더 있을 수 있느냐, 이게 답답할 노릇이겠습니다.
◆ 이재훈> 그러니까 경찰조사에서 심증은 가지만 정확한 물증이 없다 이렇게 판단이 난다면 저로서도 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지 않느냐, 그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장례 못 치르고 사과도 아직 제대로 다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고. 그런데 그 원청 직원이 쓰레기를 주우라고 시켰던 어쨌든 간에 거기에 있어야 될 할 사람, 안전요원이 있었으면 이런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 원청 직원은 어차피 안전요원으로서 배치된 건 아니었으니까요.
◆ 이재훈> 맞습니다.
◇ 김현정> 자, 안전요원 배치 당장 해야 된다고 언론들이 그 당시에 얘기했고요. 대통령도 조문 가서 사과하고 위로 전하면서 산업안전 더 살펴라, 안전한 나라 만들어라,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안전요원 배치됐습니까?
◆ 이재훈> 지금까지도, 현재까지도 안 된 거로 알고 있습니다. 안전모, 안전화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신고 다니라는 지시가 있었고 그런데 안전관리요원은 차츰 논의하자, 그렇게 들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비용이 들어가니까요.
◇ 김현정> 돈의 문제군요.
◆ 이재훈> 그렇죠. 아직까지 저 회사 정신 못 차렸습니다.
◇ 김현정> 비용이 들어가니까. 그게 차차 논의할 문제인가요? 이거는 법대로 하면 당연히 거기에 안전요원이 배치돼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 작업할 때는?
◆ 이재훈> 그렇잖아요. 모 신문 논설위원이 현장에 가서 장시간 동안 밖에서 현장을 바라봤는데 항만에 대해서 집중 근로감독이 실시되고 있는 중에서도 안전요원은 찾을 수가 없다, 그렇게 들었거든요. 자기가 본 사실 그대로. 그러니까 그 위험한 지게차, 컨테이너에 옮기는 거. 그게 수시로 왔다 갔다 하고 그 사이로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들이 왔다 갔다 하는 사잇길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수신호를 하는 사람이라든지 안전관리원으로 보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러지 말을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여러분, 여기에 왜 안전요원이 꼭 필요하냐 하면 컨테이너의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이 안 보이는 겁니다. 이번에도 지게차 기사가 거기 안전요원이 수신호를 했었더라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 이쪽 상황, 상대 쪽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그래서 안전요원이 꼭 필요한 건데 여전히 차차 생각해 보겠다, 이런 거예요.
◆ 이재훈> 그렇죠.
◇ 김현정> 아버님은 그 회사 직원이시잖아요.
◆ 이재훈> 아니죠. 저도 일용직으로 근무했었죠.
◇ 김현정> 아버지도 일용직이셨습니까?
◆ 이재훈> 8년 동안 했습니다. 제가.
◇ 김현정> 저는 (일한 지) 8년이라고 하기에 비정규직이시지만 직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용직으로 근무하신 거예요?
◆ 이재훈> 그럼요. 제가 언제 일용직이었지 하루라도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없습니다. 그게 법적으로 위반이라는 게 밝혀져야 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러면 계약서 없이 하셨습니까?
◆ 이재훈> 네, 계약서 쓴 적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군요.
◆ 이재훈> 문제가 있다는 건 저도 이제 알았습니다.
◇ 김현정> 이제 아셨어요?
연합뉴스
◆ 이재훈> 네. 회사에서 여태까지 제가 못 받은 임금, 착취했던 거 가지고 오라고 하니까 수천만 원이 됩니다.
◇ 김현정> 그 부분 회사에 얘기해보셨어요?
◆ 이재훈> 제가 금전적으로 너희들이 나한테 한 거 가져와라 하니까 영수증 가져온 게 수천만 원 가져온 겁니다. 퇴직금까지 해가지고.
◇ 김현정> 아버님처럼 계약서 없이 몇 년이 되도록 똑같은 일을 일용직으로 하시는 분이 더 많이 계세요?
◆ 이재훈> 거의 다 그렇게 한다고 봐야 되죠.
◇ 김현정> 거의 다 그렇게요. 그러다가 이렇게 사고가 나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이재훈> 그러니까 지금 원청하고 하청하고 책임을 서로 미룰 수밖에 더 있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원청에서 작업 지시를 받았다는 그 명백한 증거가 제가 전화기에, 카톡 내용에 저장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원청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 하청 거치지 않고?
◆ 이재훈> 그럼요. 그러니까 불법 하청 가능성이 있다라고 고용노동부에서는 발표를 했습니다마는 가능성이 아니고 100%의 불법 파견이죠.
◇ 김현정> 저는 가족들 걱정도 많이 돼요. 형제가 누나 둘이 있었죠.
◆ 이재훈> 네.
◇ 김현정> 어머님이랑 다 괜찮으세요?
◆ 이재훈> 다들 괜찮겠습니까? 충격이라는 건 이루 다 말할 수가 없고요. 다들 그렇게 살갑게 지내던 형제간에 갑자기 뜻하지 않게 생이별을 당하고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보내게 되니 그리고 큰 누나는 자기 동생이 이런 사고를 당했다는 것조차도 지금 모릅니다.
◇ 김현정> 큰 누나요?
◆ 이재훈> 네. 지적장애 2급이 있고요. 작년 12월 달에 유방암 판정을 받아서 항암 끝나고, 1차 수술 끝나고 지금 방사선 치료받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암 수술 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충격 받을까 봐 아예 알리지 않으셨군요. 젊은이의 죽음입니다. 그것도 열심히 살아보려고, 어떻게 하면 학비라도 좀 벌어볼까 하고 구슬땀 흘려가며 일하던 젊은이입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남일 같지 않습니다. 이거 55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장례를 못 치르고 있다는 사실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네요, 아버님. 힘 내시고요.
◆ 이재훈> 감사합니다.
◇ 김현정> 벌을 받아야 할 사람이 합당한 벌을 받고 또 근로환경도 재빨리 변할 수 있도록 저도 바라보고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아버님 힘내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이재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AS뉴스 평택항 컨테이너 사망사고의 피해자 이선호 군의 아버지 이재훈 씨였습니다.김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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