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조문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가 지난달 22일 숨진 채 발견된 공군 여성 부사관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피의자 장모 중사에 대해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방부 검찰단(단장 최광혁 육군대령)은 이날 오전 장 중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 구인영장을 발부받아 오후 3시쯤 신병을 확보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그의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공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충남 서산의 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 여군 A중사가 선임 장모 중사로부터 억지로 저녁자리에 불려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로 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곧장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신고하고 전출시켜 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는 약 두 달 동안의 청원휴가를 다녀온 뒤 경기도 성남의 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달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중사의 유족들은 그가 발견 하루 전날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친 뒤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겼다고 전했다.
서 장관은 지난 1일 오후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수사하는 수준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초동수사과정에서의 미흡한 부분, 2차 가해 여부 등을 포함해 사건 전 과정에서 지휘관리감독과 지휘조치상의 문제점이 없었는지 살피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한편 서 장관은 이날 오후 A중사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경기도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유족들과 만났다.
서 장관은 "제가 미리 들여다봤어야 하는데 늦게나마 국방부에서 철저하게 수사해서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해 나가겠다. 여러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고 도움을 받아 가며 투명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사실은 저도 A중사와 같은 딸을 둔 아버지다. 딸을 케어한다는(돌본다는)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해야지만 장관이 오시는 상황이 유감스럽다. 좀 늦었지만 국방부 검찰단에서 유족이 원하는 대로 해주신다니 감사드린다"며 "딸의 명예를 되찾는 순간까지 저희는 (수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장관님께서 꼭 해결해주시면... (좋겠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