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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떠나는 고위간부들, 현 정부 검찰개혁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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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범, 박범계 추진 檢조직개편안 '정면비판'
"정치적 중립에 의구심 야기하고 자율성, 독립성 침해"
오인서 수원고검장 "본연 역할 수행 방향 개혁되길"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황진환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 취임과 맞물려 검찰을 떠나는 고위 간부들이 현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 앞다퉈 쓴 소리를 남겼다.

최근 사의를 표한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사법연수원 23기, 고검장급)은 1일 내부 통신망에 현재 추진 중인 검찰 조직개편 방향 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배 원장은 지난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며 '조국 일가' 수사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지휘하며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검찰 인사 중 한 명이다.

배 원장은 "그간 검찰 업무를 해왔던 저로서는 검찰개혁을 둘러싼 국민들의 질책이 '검찰이 인권과 공정을 지켜 제대로 수사를 하라는 것'에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갈수록 치밀해지는 부패, 경제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대응역량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고 검찰의 수사 인프라는 계속 약화되어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H 사건 등 사회적 공분을 야기하는 부패사건, 대형 경제범죄에 대한 검찰의 대응에 공백이 초래되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에 공정과 정의가 바로 서는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최근의 조직개편안도 그동안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강조되어왔던 형사부 활성화, 검찰 전문역량 강화 기조와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총장이나 법무부장관이 일일이 개별 사건의 수사개시를 승인하는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의구심을 야기하고 일선 청과 검사들의 수사 자율성, 독립성을 심하게 손상할 수 있다"며 박 장관이 추구하는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배 원장은 "강력부, 조사부, 외사부 등 전문수사부서가 수십년간 힘들여 축적해온 전문수사 역량은 검찰뿐 아니라 우리 사법시스템과 국가사회의 중요한 자산인데 전문 수사부서를 일거에 폐지하는 상황에서 검찰의 전문 역량을 강화한다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며 "조직범죄, 경제범죄, 국제 외사범죄는 더욱 대형화되고 정교해지는데, 검찰의 전문 수사 시스템은 오히려 위축되는 사법현실이 안타깝다"고도 적었다.

마찬가지로 사의를 밝힌 오인서 (연수원 23기) 수원고검장 또한, 이날 사직 인사글에서 현 검찰개혁에 대해 배 원장과 비슷한 시각을 드러냈다. 오 고검장은 "불완전함과 비효율성을 내포한 채 시행 중인 수사구조 개편 법령에 이어 일각에서 추가 개혁을 거론하는 현시점에서도 내부 진단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주길 바란다"며 "검찰이 사회 발전과 변화에 걸맞으면서도 제도 본연의 역할을 반듯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이 완성되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지검장 급에서 첫 사의를 밝힌 고흥(연수원 24기) 인천지검장은 "진정한 개혁이나 변화는 가까운 곳에 있다"며 "일하면서 불합리하거나 고쳐야겠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즉시 바꿔 보려고 노력하고,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다.

고검장이나 지검장 등 고위간부 외에 중간간부들의 사표도 이어지고 있다. 최신원 SK네특웍스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전준철(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이 지난달 26일 사의를 밝힌 데 이어 김종근(연수원 29기) 창원지검 차장검사도 최근 법무부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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