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진보 20년 집권론'이라는 행복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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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은 커녕 권불오년일 수 있음을 보여준 선거
전통적 지지세력을 잃은 상황에서 '20년 집권론'은 뜬구름 잡기
친문으로 망한 선거에 친문 비대위원장이라니
근거없는 정신승리 멈추고 시대정신 회복해야
공정, 부동산, 백신에서 신뢰 회복하는 것만이 마지막 희망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권불십년'도 길다. 이번 4.7재보궐선거가 '권불오년'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진보세력이 말하는 이른바 '진보 20년 집권론'은 희망고문에 불과함을 이번 4.7재보궐선거가 말해줬다.

'진보 20년 집권론'은 문재인 정부 탄생 2년째인 지난 2018년 11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처음 얘기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 탄생 때마다 핵심적인 역할을 한 진보의 역사다.

이 전 대표 발언의 취지는 이렇다. "정조대왕이 돌아가신 1800년 이후 개혁 세력이 집권한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밖에 없었다" "개혁정책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진보 세력이 20년 이상 집권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시 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당시 이 전망은 나름 객관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보수에 환멸을 느끼는 80년대와 90년대에 대학을 다닌 4, 50대들이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10년, 20년 뒤까지 강력한 지지 기반으로 남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들의 자녀들인 10대 후반과 20대는 물론 30대 젊은층도 지지세력으로 봤다.

촛불민심을 얻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지난해 총선까지만 해도 '20년 집권론'은 행복회로 속에서 잘 돌아갔다.

그러나, 집권여당이 간과한 것이 있다. 영원한 민심은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영원한 지지층도 없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양천중학교 야구부 실내연습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이번 4.7재보궐선거가 이를 웅변적으로 보여줬다. 2, 30대 젊은층은 완전히 돌아섰고 전통적 지지세력인 40대조차 절반이 떠나갔다.


행복회로가 원하는대로 돌아가지 않은 것이다.

행복회로가 고장난 이유는 시대정신이라는 연료가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혁세력의 시대정신은 내로남불이라는 모순으로 가득찼음이 드러났다.

조국 사태로 공정은 사라지고 부동산과 백신에 대한 불만이 표심으로 그대로 반영됐다.

친문 순혈주의가 망친 선거 이후를 쇄신하겠다며 내세운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30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2030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황진환 기자
"내로남불의 수렁에서 나올 것"이라는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의 말이 허망하게 들린다.

집권여당은 어느 한쪽에서 스스로 위안을 찾고 있을지 모른다.

많은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했고 전통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투표율이 낮았다는 것이다.

40대 민심이 그나마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았다는 것에서도 위안을 찾고 있다.


그런데,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정신승리로 행복회로를 억지로 돌리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진보 20년 집권론'을 처음 얘기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윤창원 기자
'진보 20년 집권론'은 한순간 허망한 꿈일 수 있음을 4.7재보궐선거가 잘 보여줬다.

공정을 배신하고 부동산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후벼파고 백신으로 국민을 안심시켜주지 못하는 한 집권여당의 '진보 20년 집권론'이라는 행복회로는 가동을 멈출 것이다.

20년 집권은 커녕 10년 집권도 지금 같은 현실인식이라면 불가능하다.

개혁군주였던 정조대왕을 진보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부터가 역사적 오만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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