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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표님이 전체회의를 하면서 회사가 어려워 인원감축이 필요하다고 했고, 대상자가 누구인지 전 직원 앞에서 말했습니다. 해고를 막기 위한 노력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권고사직'으로 실업급여를 받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해고대상이 된 이유를 묻자 '(회사) 마음에 들지 않아서'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 회사는 작년에도 코로나를 이유로 2명을 자르더니 나중에 또 인원을 충원했습니다."#2. "코로나19로 퇴사를 요구해 거부했더니, 괴롭히고 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으면 퇴사하겠다'고 권고사직을 요구했더니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어 해줄 수 없다고 합니다. 하루 1시간 휴게시간도 지키지 않았고, 지난해 1년간 한 번도 연차를 주지 않는 등 불법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대로 나가면 실업급여도 못 받는 건가요?"코로나19가 국내 본격적으로 유입된 지 1년이 지나는 동안 일자리를 잃은 비정규직은 약 36%로 정규직의 5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려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반 이상이 지난해 초에 비해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7~23일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1분기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설문대상은 전국 만 19세 이상 65세 이하 직장인으로, 조사는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지난해 3월 이후 내리 취업자가 감소하고 있는 '고용 한파'는 직장인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직장 고용상태에 대해 '안정되어 있다'는 응답은 56.1%, '불안하다'는 43.9%로 파악됐다. 절반 가까운 인원이 '고용 불안'에 노출된 가운데 비정규직(63.8%)은 정규직(30.7%)의 2배 이상이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규모와 직군별로도 격차는 도드라졌다. 사무직(31.8%)보다는 생산직(59.4%)·서비스직(54%)이, 노동조합에 가입된 이들(19%)보다는 비(非)노조원(49.5%)이 느끼는 불안의 강도가 더 컸다. '5인 미만'의 영세사업장(60.6%)이 공공부문(25.8%)·대기업(38%)보다, 월 150만원 미만 저임금노동자(62.6%)가 월 500만 원 이상의 고임금 노동자(26.9%)에 비해 '일자리가 불안정하다'고 느꼈다.
이는 자연히 이직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현재 직장을 옮기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58.6%로 '생각해본 적 없다'(41.4%)는 답변보다 다소 높았다. 이직에 대한 고려는 입지가 탄탄하지 않은 △20대(68.2%) △비정규직(65.8%) △5인 미만 사업장(62.9%) △저임금 노동자(66.8%) 등에게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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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에 따른 실직의 경험 역시 공평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1월 이후 실직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18.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 중 비정규직은 35.8%가 직장을 잃어 정규직(7.2%)의 5배에 달했다. 저임금노동자(40.5%)의 경우 고임금노동자(3.8%)보다 실직률이 10배 이상 높게 집계됐다.
이밖에 여성 노동자들의 실직경험 비율(24.8%)이 남성(14.1%)보다 10%p 이상 많았고, 20대(25.9%)도 50대(15.3%)에 비해 높았다. 실직 사유로는 '권고사직'(27.4%)이 가장 많았고 △자발적 퇴사(24.7%) △계약기간 만료(18.8%) △비자발적 해고(17.2%) 등이 꼽혔다.
하지만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이들은 '10명 중 2명'(24.2%) 꼴에 불과했다. 이 역시 정규직(44.2%) 실직자들이 비정규직(18.2%)보다, 노조원(50%)이 비노조원(22.6%)보다 2배 이상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실직자들은 △고용보험 미가입(45.4%) △수급자격 기준을 충족했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19.1%) 등 60% 이상이 부당하게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분류하는 경우, 해고 또는 권고사직으로 퇴사했음에도 사측에서 '자발적 퇴사'로 신고한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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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과 비자발적 휴직 등이 늘어나면서 직장인들의 지갑도 얇아졌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소득이 줄었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34.8%였다.
가장 먼저 위기에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19.2%)의 3배 이상인 58.3%가 소득이 감소했다. 저임금노동자(61.8%)는 고임금노동자(16.9%)보다, 여성 직장인(43.4%)은 남성(28.5%)보다 더 큰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감소 이유로는 응답자의 46%가 '노동시간 자체의 감소'를 들었다. 이어 △일자리를 잃어서(24.4%) △성과급이 줄어서(18.7%)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등 감염위기 대응에 있어서는 73.2%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자리 위기 대처에 대해선 절반 이상(50.5%)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부정평가는 취약계층인 20대(62.9%),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57.1%)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직, 소득감소와 같은 피해는 비정규직·특수고용·프리랜서·저임금노동자·5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되고 있다"며 "정작 비정규직 노동자는 실업급여와 같은 사회안전망 제도의 가입대상이 아니다. 영세사업장 저임금 노동자들은 사용자가 가입하지 않거나 고용보험료 부담 때문에 가입을 못하고 있다는 사정으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고용보험제도 밖에 있는 실직, 소득감소를 겪은 모든 노동자와 취업자들에게 '재난실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그 기간은 최소한 6개월이 되어야 하고, 최저임금의 70% 수준은 되어야 한다. 만약 재난실업수당의 50%는 현금으로, 나머지 50%는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어려움을 겪는 골목상권의 소상공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