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일본 소유의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그린'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해 하루 10억 달러(약 10조 1835억원) 규모의 물류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배를 물에 띄우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선적의 '알프 가드'와 이탈리아 선적의 '카를로 마그노' 등 2척의 예인선이 에버 기븐의 구난 작업에 투입됐다.
선박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의 위성사진을 보면, 2척의 예인선은 이날 수에즈시 인근 홍해에 도착한 상태다.
구난 작업은 예인선이 400m 길이의 에버 기븐호를 들어올리면, 준설선이 배 아래의 모래와 진흙을 빨아들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밤 현재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선박의 뱃머리가 박힌 제방에서 2만 7000㎥의 모래와 흙을 파내 18m 깊이로 굴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밤은 보름달이 뜨는 최대 만조(한사리)로 구난 작업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수에즈 운하는 한 해 1만 9000척의 선박이 이용한다. 전 세계 무역량의 10%를 차지하는 규모다. 현재 320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 통과를 대기하고 있다. 특히 최소 10척이 살아있는 가축을 싣고 있어 이들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이집트 정부는 이 사고로 하루 1400만 달러(약 158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으며 사고 발생 6일 동안 누적된 손실은 1000억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SCA는 에버 그린의 좌초에 대해 "강한 모래바람만이 원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독일 선사 베른하르트 슐테는 "좌초 원인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 어떤 기계적 또는 엔진 결함도 배제됐다"고 말했다. 다만 최초 보고서에는 사고 당시 '정전'이 있었다고 기재돼 있다.
한편 길이 400m, 22만 4천톤급의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은 지난 24일 수에즈 운하 남쪽 입구에서 약 6km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강한 바람과 모래 폭풍이 불면서 조타 능력을 상실하고 선수가 운하의 모래 제방에 박혀 좌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