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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조심하라" 경고했지만…보궐선거 여야 '막말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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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막말…김영춘 "부산은 3기 암환자 신세"
오세훈은 "문 대통령 중증 치매 환자"
박영선 "20대는 아직 역사 경험치 낮아"
지난해 4월 총선 뒤흔든 막말…최대 변수 중 하나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첩부된 4.7 서울특별시장보궐선거 선거벽보를 시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박종민 기자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막말 경계령'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험한 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증 치매 환자", "부산은 3기 암 환자 신세" 등 과거와 현재의 막말이 뒤섞이면서 선거가 혼탁해질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최근 오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자 "20대는 역사적 경험치가 낮아서 그렇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뒤흔들었던 막말이 이번 선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김영춘 "부산은 3기 암 환자 신세"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26일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부산은 큰 데 (상태는) 3기 암 환자 같은 그런 신세"라며 "제가 감히 3기 암 환자 신세인 부산을 살리는 유능한 의사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부산 서면교차로에서 열린 부산 도시철도망 비전 발표식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지역 비하를 넘어 투병 중인 암 환자를 비유적 표현으로 썼다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당장 쏟아졌다.

김 후보 캠프는 앞서서도 '조강지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김 후보 측 남영희 대변인이 지난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비판하며 "박 후보는 조강지처를 버렸다"고 언급해 물의를 빚었다.

부인을 버렸다는 표현 자체가 구태적인 것을 넘어, 여성비하와 남존여비 성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준 후보 측 김소정 대변인은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라며 "현재의 이혼은 남녀가 서로 합의 하에 이뤄지는 것이지, 남자가 여자를 버렸다는 것은 여성을 정말 하찮은 존재로 취급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 吳 "文대통령 치매"… 朴 "20대는 역사 경험치 낮아"

서울시장 선거판에도 막말 주의보가 내려졌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 환자'라고 말했던 과거 자신의 발언이 최근 뒤늦게 논란이 일자 반박에 나섰다.

오 후보는 "문 대통령이 '집값은 아무 문제 없다', '전국적으로 안정돼있다'고 1년 전까지 넋두리 같은 소리를 했었다"며 "그래서 제가 '무슨 중증 치매 환자냐'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어 "그랬더니 과한 표현을 썼다고 하는데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는가"라고 반박하며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다만 이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흥분해서 그런듯 하다"며 "주의를 줬으니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단속에 나섰다.

앞서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오 후보에게 제기된 내곡동 땅 문제와 관련해 "무슨 남편이 처가 상속받을 재산에 대해서 쪼잔하게 관심을 가지겠느냐"며 "큰일을 하는 사람, 대범한 남자들은 기억 못 하고 쪼잔한 사람들만 기억한다"고 말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도 논란에 휩싸였다.

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를 지지한다'는 20대의 응답이 60% 이르는 등 높게 나타난 것에 대해 "20대는 아직 과거 역사에 대해서 30, 40대나 50대보다 경험치가 낮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러 상황을 지금 그 시점에서만 보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 20대의 얘기"라며 "제가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20대한테 물어봤다"고 부연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매번 선거판 흔드는 막말…최대 변수 중 하나

보궐선거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각 후보자의 막말은 선거 최대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지난 25일, 김종인 위원장이 가장 먼저 주문한 것도 '막말 금지'였다. 김 위원장은 "절대로 자만해선 안 되고, 말 한마디 잘못이 얼마나 많은 표를 상실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의 SNS에 계속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두둔하는 글을 올리자 "신중해야 한다"며 입조심을 당부했다.

막말 파동은 지난해 4월 총선도 휩쓸었다.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관악갑에 출마했던 김대호 후보는 "30대 중반에서 40대는 논리가 아니라 막연한 정서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을 지녔다"고 말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경기 부천병에 출마했던 같은 당 차명진 후보는 '세월호 텐트 막말'을 쏟아내 후보 제외론까지 제기됐고 통합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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