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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윤경 ('해뜨는 식당'(천원식당) 주인)
여러분, 식당에서 공깃밥 한 그릇 시키면 1000원 하죠. 편의점 같은 데서 파는 즉석밥도 1600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 흰쌀밥에 국 한 그릇, 거기에 세 가지 반찬을 차려놓고 1000원을 받는 식당이 있다면 믿어지십니까? 실제로 그런 식당이 있습니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해뜨는 식당’인데요. 2010년에 문을 열어서 지금까지 11년 동안 단 한 번도 밥값을 올린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누구나 와서 따뜻한 밥 한 끼 하시라 이런 주인장의 마음 때문이라는데 최근 이 가게에 쌀 100가마니가 도착했다고 합니다. 천원밥집의 기적,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광주광역시 해뜨는 식당의 김윤경 사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사장님, 안녕하세요.
◆ 김윤경> 네, 안녕하세요. 김윤경입니다.
◇ 김현정> 아니, 진짜로 백반 한 끼에 1000원이에요?
◆ 김윤경> 네. 저희는 백반 한 끼에 1000원입니다.
◇ 김현정> 아니, 반찬이 세 가지라던데 세 가지가 뭐뭐 나갑니까? 주로?
◆ 김윤경> 반찬은 날마다 저희가 바뀌고요. 김치는 기본적으로 나가고 또 매일매일 바뀌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고기반찬도 나가고요.
◇ 김현정> 고기반찬도 나가요?
◆ 김윤경> 네. 생선도 나가고. 반찬은 매일 바뀌니까 그렇게 딱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 김현정> 거기에다가 국 한 그릇 나가고?
◆ 김윤경> 네.
◇ 김현정> 밥은 무한리필이라면서요?
◆ 김윤경> 네. 밥이나 국이나 반찬 모두 다 무한리필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뭐가 남아요?
◆ 김윤경> 남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하다 보니까 어차피 1000원은 내가 떳떳하게 내는 것이기 때문에 드시고 싶은 만큼 드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남는 게 문제가 아니라 손해는 안 보십니까, 사장님?
◆ 김윤경> 손해 많이 보죠.
◇ 김현정> 손해 많이 봐요?
◆ 김윤경> 개인적으로 제 사비가 많이 들어갔었고 저희가 뭐 기여금은 많이 없었고 개인적으로 조금씩 쌀 많이 보내주시고 콩나물도, 쌀 사서 보내주시고 그런 개인적인 후원들을 받아서 운영하기 때문에 그 후원이 없으면 좀 많이 힘들죠.
◇ 김현정> 손님이 하루에 몇 분 정도나 찾아오세요?
◆ 김윤경> 보통 60분, 70분이요. 많이 오시면 어제 같은 경우는 90분 정도 오셨어요.
◇ 김현정> 2010년에 문을 열 때도 1000원이었는데 지금까지 1000원. 한 번쯤은 올릴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한 번도 안 올리셨어요?
◆ 김윤경> 그러니까 주위에서 1500원, 500원이라도 더 받지. 그런데 더 받으려고 하면 의미가 없는 거예요. 저희 엄마의 취지가 1000원이 내 자존심이 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 우리가 1000원 한 장은 있잖아요. 그걸로 떳떳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 정말로 말 그대로 무료급식소나 이런 데 가서 더 먹고 싶어도 미안하잖아요. 그런데 거기다가 어떻게 올려요. 그냥 1000원으로 계속 가야죠.
◇ 김현정> 그러면 2010년에 문을 열 때 어머님이 정하신 가격표군요?
◆ 김윤경> 네.
◇ 김현정> 어머님 지금 같이 그러면 가게 하시는 거예요?
◆ 김윤경> 아니요. 저희 엄마 6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암으로.
◇ 김현정> 돌아가셨어요.
◆ 김윤경> 원래 엄마가 음식 같은 걸 하면 시장 이모님들하고도 막 불러서 같이 잘 나눠서 드셨던 게 길거리에서 야채 파시는 어르신들 정말 밥 먹으려면 어디 가서 8000원짜리, 7000원짜리 이걸 드시겠어요. 나물 1만 원어치 팔려고 왔는데. 그런 분들이 부담 없이 오셔서 드실 수 있게 그냥 숟가락 하나만 더 놓으면 된다. 내 먹는 밥상에. 대신에 내가 먹는 음식이니까 정성을 다해서 그래도 내 밥상에 수저 하나 더 놓는 것처럼. 저도 똑같이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식당 풍경을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보여드리고 있는데 이게 시장 안에 있는 식당이군요?
◆ 김윤경> 네, 시장 안에 있어요.
◇ 김현정> 제일 기억에 남는 손님은 어떤 손님이세요?
◆ 김윤경> 손님 참 많은데 학원에서 시험공부, 공무원 준비, 젊은데 공무원 시험 준비하려면 그래도 부모님 용돈 타고 뭐 하니까 힘들잖아요.
◇ 김현정> 눈치 보이죠.
◆ 김윤경> 그런데 이제 거의 한 3년을 매일마다 점심 때 오셔서 같이 식사하고 그랬는데 설 때나 크리스마스 되면 밥값을 모아서 기부를 하세요.
◇ 김현정> 그분이?
◆ 김윤경> 네. 그러니까 자기가 자기는 점심 때 이렇게 맨날 1000원짜리 먹었어도 연말이나 되면 다른 식당 가면 어차피 그 돈을 쓰잖아요. 그거를 아꼈다가 기부도 해 주시고. 그래서 그분이 지금 공무원 되셔서. 결혼까지 하셔서 잘 사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이네요.
◆ 김윤경> 그렇죠.
◇ 김현정> 그래도 어쨌든 고생해서 밥도 만드시고 반찬도 만드시고 하는데 적어도 적자는 안 봐야 될 텐데 명색이 가게가 이렇게 매일 적자 보고 이러니까 문을 닫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실 때도 솔직히 있었을 것 같아요.
◆ 김윤경>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너무 힘들어서 제 가게도 아니니까 월세도 내야 되고 그런 게 좀 힘들죠. 그래도 지금 쌀 떨어질 때가 정말 힘든데 쌀 100가마 후원 들어와서 저는 너무 좋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쌀 100가마니가 도착했다. 누가 보내주신 거예요.
◆ 김윤경> 이제 사랑의 열매에서 기부를 해 주셨어요.
◇ 김현정> 사랑의 열매에서 100가마니를. 감사한 일이네요. 이제 한동안은 그래도 쌀 걱정은 안 하셔도 되겠네요.
◆ 김윤경> 네. 마음이 부자가 됐어요. 어르신들한테 두 그릇 드실 거 세 그릇 드셔도 돼요 그랬거든요.
◇ 김현정> 저는 이렇게 11년째 1000원에 판다시기에 물려받으신 재산이 좀 있으신 집인가 보다 했더니 그거 전혀 아니고 우리 김윤경 사장님도 투잡 뛰신다면서요?
◆ 김윤경> 네. 식당으로는 마이너스도 메워야 되고 그래서 가까운 데 있는 보험회사 다니면서 출근했다가 또 오고 있어요.
◇ 김현정> 사장님, 복 많이 받으실 거예요.
◆ 김윤경> (웃음) 복을 너무 많이 받아서. 어르신들이 밥만 먹고 가실 때마다 복 받아라, 복 받아라 너무 많이 해 주셔서 나 이제 더 이상 복 받을 그릇이 없는데 제가 그랬는데.
◇ 김현정> (웃음) 오늘 참 팍팍한 뉴스 많은 틈에 이 훈훈한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해뜨는 식당 잘되시길 바랍니다.
◆ 김윤경>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윤경> 들어가세요.
◇ 김현정> 광주광역시 해뜨는 식당. 11년째 1000원짜리 밥상을 유지하고 있는 정말 훈훈한 곳입니다. 김윤경 사장 만나봤습니다.김현정의>김현정의>